체외 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 3분기 실적이 주춤하면서 연매출 3조 원 달성 기대에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4862억 원으로 전년보다229.2% 뛰며 2조 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 1조6962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 매출 2조 원대 업체는 처음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신속진단키트 덕을 봤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2162억 원으로, 바이오 업계에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기는 이 역시 최초다.
다만 3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5266억 원과 24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10.4% 뒷걸음질 쳤다. 증권가 전망치보다 매출은 약 860억 원, 영업이익은 280억 원 떨어진 결과다. 3분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던 1300억 원 규모의 싱가포르 지역의 신속항원진단키트 수주가 10월에 이뤄진 이유가 크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선진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진단키트 수요가 다소 감소했고, 예정됐던 입찰 시장이 4분기로 연기되면서 매출액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영향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대한 매출 컨센서스도 낮아지고 있다. 올해 중순만 해도 업계에서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연간 매출을 3조 중반 대로 점쳤다. 하지만 최근 매출 전망치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최근 1개월 사이 증권업계의 매출 추정치는 3조335억 원으로 3조 초반대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8월만 해도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연매출로 3조565억 원으로 전망했던 미래에셋증권의 김충현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올해 매출 전망치를 2조9893억 원으로 낮췄다. 그는 “유럽 시장의 부진은 아쉽지만, 입찰시장 특성상 언제든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면서 “인도 시장은 성장동력보다는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역할이 클 것으로 전망하지만 미국 진출은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입찰에 대한 불확실성도 매출 추정치 하향 원인으로 지목된다. 싱가포르 사례처럼 입찰 지연에 따라 납품 시기가 순차적으로 밀릴 경우 연내 실적 반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4분기에는 캐나다의 월 1000만 테스트기 규모 입찰과 저중위소득국가에 대한 진단키트 공급이 예정됐다.
다만 에스디바이오센서는 4분기 국제기구 입찰과 신제품 출시 및 코로나19 N차 유행으로 면역화학진단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예상한 아시아 권역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권역별 매출 비중이 편향돼 있다는 우려를 씻어냈다”면서 “4분기에는 선진국과 중저개발국 모두 자가검사키트와 현장확진검사인 MA10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