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재벌로 유명한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독 회장은 뉴스코프 연례 주주총회에서 "현재 미국의 정치적 논쟁은 교육이든, 복지든 경제적 기회든 모든 측면에서 심오한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보수주의자들이 이러한 논쟁에 적극적이고 강력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는 과거이고, 미국은 이제 미래를 정의하기 위한 경쟁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1979년 설립한 뉴스코프는 폭스뉴스를 비롯해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포스트 등 주요 언론사를 보유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머독은 오랜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부터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선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11월 대선 당일 폭스뉴스가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격전지이자 보수 텃밭인 애리조나에서 승리했다고 가장 먼저 예측 보도해 트럼프의 '애정전선'에서 멀어졌다. 당시 폭스뉴스의 해당 보도를 본 트럼프는 격노하며 "소송하겠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전해진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폭스뉴스가 시청률을 이끄는 '황금 거위'를 잊었다"고 저격하기도 했다.
이후 폭스뉴스는 대선 조작설을 내보낸 폭스 비즈니스 채널의 장수 프로그램 ‘루 돕스 투나잇’ 방영을 취소하고 진행자 루 돕스를 퇴출했다. 폭스뉴스는 선거조작설 방송으로 현재 소송에 직면한 상태다.
한편 이날 머독은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IT 기업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소셜미디어에서 보수성향 콘텐츠를 검열한다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