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 10년 뒤 20배 증가”...韓 시장은 ‘게걸음'

입력 2021-11-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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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7GW서 2030년 358GW로 증가"

▲2015~2030년 글로벌 에너지 저장장치 누적 설치 추이 (출처=블룸버그NEF)

2030년 전 세계 에너지저장장치 규모가 작년보다 2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가 최근 발간한 ‘2021년 글로벌 에너지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말 전 세계 에너지 저장 장치(ESS)는 358기가와트(GW) 수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17GW와 비교하면 10년 만에 20배 이상 커지는 것이다.

블룸버그NEF는 "최근 재생 에너지 보급률이 급증하고 배터리의 가격도 낮아지면서 에너지 저장 설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SS란 말 그대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로, 재생에너지 사업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풍력,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우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 충분한 에너지를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빈번하다.

이 때문에 생산한 에너지를 저장하고는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장비가 재생에너지 사업에는 필수적인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규모는 280GW 늘었다. 2019년보다 45% 증가하며 1999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전 세계 에너지 용량 확장의 90%가 재생에너지에서 나왔다.

나날이 진보하는 배터리도 에너지 저장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블룸버그NEF는 그중에서도 올해 기준 에너지 저장 설비에 적용된 LFP 배터리가 NMC 배터리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했다.

LFP 배터리란 리튬, 인산, 철을 주요 원재료로 한 제품이다. 저렴한 것인 특징으로,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다. NMC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의 하나로 니켈, 코발트, 망간 등으로 구성된다. 삼원계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으로 만들고 있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LFP는 배터리는 중국에서의 지배적인 역할과 전 세계에서의 보급률 증가에 힘입어 최소 2030년까지 ESS에서 주된 배터리 제품이 될 것"이라며 "최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LFP 제품 개발에 나선 것도 이 시장을 공략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배터리 업체들을 비롯해 여러 기업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에너지 저장 시장 자체로 보면 미흡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블룸버그NEF는 2030년 에너지 저장설비 시장 점유율에서 미국과 중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밖에 다른 주요 시장으로는 인도, 호주, 독일, 영국, 일본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 한국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내 지리적 여건상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고, 최근 ESS 화재 등으로 안정성과 수익성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재생에너지 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산간 지형인데 인구 밀도도 높아 재생에너지로 활용할 부지가 부족하다"며 "최근 탄소 중립을 위해 원자력발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작년 기준 7.2%였다. 독일(46.7%), 영국(44.9%)이나 일본(21.6%), 미국(20.7%)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이에 더해 화재 등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것도 악재였다.

2017년 하반기부터 전국적으로 ESS 수십 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후 국내 ESS 사업은 사실상 멈춘 상황이다.

ESS 업계 관계자는 "기존 ESS도 발전량을 다소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는데 수익성까지 줄어들면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며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국내 ESS 시장에서 핵심"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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