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가 핫한 투자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무늬만 ESG’, 혹은 생색내기용으로 접근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사례를 ‘ESG워싱’으로 부르며 제대로 된 ESG 경영 전환을 위해 이사회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2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유가증권 상장사, 대형 금융사 874사 중 110사에 ESG위원회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위원회는 68개에 그쳤다. ESG위원회가 설치된 110사 중 30사는 위원회 설치 후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고, 활동이 파악되는 회사 중 12사는 ESG경영 관련 논의를 진행한 적이 없었다.
ESG위원회에선 ESG경영 관련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많이 다뤄진 안건은 위원장 선임, 대규모 내부거래 승인 등 실제 ESG 관련 활동은 소극적인 수준이었다. 실제 ESG경영체계를 수립하고, 관련 이행사항을 점검하는 내용은 전체 안건의 25%에 불과했다.
ESG위원회 태도도 미온적이다. ESG위원회가 설치된 110사 중 ESG 경영 계획을 논의한 회사는 40사에 불과했다. 구체적인 ESG 활동을 확인한 결과, 15사는 청사진이 되는 ESG 전략을 수립하지 않고 임의로 활동을 이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 중 ESG 경영에 대한 전문성이 없고, 이해도가 낮거나, 회사가 참고할 벤치마크가 부족해 구체적인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지적한다
유고은 한국지배구조원 연구원은 “하나의 정답은 없으나, 회사가 처한 ESG경영 단계, 산업과 개별 기업이 중요하게 여기는 ESG 이슈에 따라 ESG경영의 양태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개별 기업의 ESG 이슈를 선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각 기업에 맞는 ESG경영 체계를 구축하는 게 유효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