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ㆍ스타트업 “입법 새정부로 미뤄야”…소상공인 “현물시장 진출 판매 막아야”
온라인 플랫폼 규제 방안을 담은 ‘온플법’ 제정이 임박한 가운데 이를 두고 관련 업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ITㆍ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혁신을 저해하는 법안이라며 연일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자영업자ㆍ소상공인 관련 단체에서는 시장 지배력을 가진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당정은 온플법을 이번 정기 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합의했다. 정기 국회 회기는 다음 달 9일까지 진행된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다수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방안이 계류 중이다.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출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비롯해 총 7개 의원안이 해당 상임위의 심사를 받았다.
당정은 온플법의 구체적인 규제 사항을 두고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여러 쟁점 중 규제 기업을 ‘중개 거래 플랫폼’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또 중개 수익 1000억 원 이상 또는 중개 거래금액 1조 원 이상인 플랫폼 중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 시행령으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검색ㆍ배열순위를 결정하는 주요 원칙 등 알고리즘 공개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욱 의원실은 “최종 합의안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공정위 쪽에서도 (해당 조항과 관련해)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애초 공정위안은 매출액 기준 100억 원 또는 중개거래액 1000억 원 이상 플랫폼 업체를 규제 대상으로 뒀다. 이를 두고 IT 업계는 거대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 역시 규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합의안에는 국내ㆍ국외 업체 간 형평성을 위해 국내에 입점해 국내 소비자 간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을 규제 대상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카카오ㆍ네이버ㆍ구글ㆍ애플 등 20여 개 기업이 법 적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ITㆍ스타트업 업계에는 새로운 합의안에도 여전히 입법 자체에 우려하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금액 향상은 그렇다 치더라도, 여전히 플랫폼의 거래액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거래액을 기준으로 삼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법안 도입 자체가 섣부르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정기 국회 내 입법 추진을 중단하고, 국회와 차기 정부에서 온라인 플랫폼 법이 제정되고, 시행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소상공인 관련 단체는 대규모 시장 지배력을 가진 온라인 플랫폼 규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은 “무작정 플랫폼 사업 자체를 규제하자는 입장은 아니다”라면서 “대규모 시장 지배력을 가진 플랫폼 사업자들이 직접 현물 시장에 진출해 판매하는 걸 규제해야 한다. 미국의 아마존과 같은 독과점이 일어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