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빅5, 신약 R&D 투자에 '진심'…글로벌 성과 다가온다

입력 2021-11-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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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제약기업들이 신약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기업의 급성장 속에서 전통 제약사는 자칫 소외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뚝심 있는 R&D 투자에 힘입어 하나둘 열매를 맺을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상위 5개(빅5) 제약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모두 올해 3분기까지 1000억 원이 넘는 R&D 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들 제약사는 매출 대비 평균 12%를 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 매출 증가가 R&D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

올해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탄생시킨 유한양행은 R&D에 1247억 원을 썼다. 7월 출시된 렉라자는 첫 연간 매출액이 70억 원대로 예상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의 일환으로 2015년 오스코텍에서 렉라자를 도입, 2018년 얀센에 대규모 기술수출했다. 렉라자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우수한 결과를 선보이면서 글로벌 성과를 거둘 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얀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혁신의약품 지정 후 내년 미국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GC녹십자는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1355억 원의 약 10%에 달하는 1135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강점을 지닌 혈액제제와 백신의 개발 및 업그레이드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초 면역글로불린 제제 'GC5107'(국내 제품명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10%)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서(BLA)를 FDA에 제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81억 달러(약 9조6000억 원) 규모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 약가는 국내보다 4~5배 높게 형성돼 있어 진입에 성공하면 높은 수익성 실현이 가능하다.

종근당은 R&D 투자를 꾸준히 늘리며 신약 개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은 항암 이중항체 'CKD-702'와 샤르코 마리투스병 치료제 'CKD-510'이다.

지난해 미국암학회(AACR)에서 비소세포폐암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우수한 항암 효과를 발표한 CKD-702는 향후 위암과 대장암, 간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CKD-510은 내년 초 미국 임상 2상 진입이 기대된다.

3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한미약품은 지금까지 1131억 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기술수출의 선두주자로, 현재 파트너사들이 항암 혁신신약의 글로벌 개발·허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지오티닙'을 도입한 스펙트럼은 이르면 연내 FDA 허가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또한,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지난 1일 한국에서 처음 발매됐으며, 내년 FDA 허가도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올해 빅5 기업 중 가장 많은 1318억 원을 R&D에 쏟아부었다. 현재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펙수프라잔'의 국내 허가와 글로벌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펙수프라잔은 중남미에 이어 중국, 미국까지 총 1조 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은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임상 3상을 진행하며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도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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