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단체 "진정성 없어…생전 사과 기화 많아" 비판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가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특히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 씨는 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에서 “돌이켜보니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나시고 저희는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전 씨 측이 과오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씨는 “6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부부로서 함께 했던 남편을 떠나보내는 참담하고 비참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고통 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이 세상과 하직한 것은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은 평소 자신이 사망하면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하셨다”며 “또 화장해서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도 하셨다”고 유언을 전했다.
이 씨는 “장례 기간 동안 경황이 없어 조문오신 분들께 미처 예를 다하지 못했다. 너그럽게 용서해달라”며 “그리고 장례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5·18 관련 단체들은 전 씨 측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는 이기봉 5·18 기념재단 사무처장이 “막판에 쫓겨서 마지못해 사과하는 느낌이 든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생전에 사과할 기회도 많았다”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김명훈 5·18 유족회장도 “진실성이 없다. 분위기상 면피하려고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