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권 남용 비판하며 자기 의혹 일축 동시에 윤석열 의혹 부각
그러면서 "윤석열 박살" 외침에 "할 일 산더미라 복수할 시간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생일인 27일 전남 장흥군과 순천시 유세하며 지지자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그러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 대통령이 돼도 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3박 4일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두 번째 날인 이날 오전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을 방문했다. 그의 연설이 끝나자 둘러싸고 있던 지지자들은 이 후보 이름을 연호하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이에 이 후보는 “사실 생일 전날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라며 “제가 여기까지 내려와 정신이 없다 보니 아버님 제사에 못 갔다”고 말했다. 이어 “꽃을 왜 주시나 했더니 생일이라고 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부인인 김혜경 씨와 함께 순천 연향상가 패션 거리를 찾았다. 이곳에선 지지자들이 꽃다발 외에 생일 케이크도 준비해 전달했다. 이에 이 후보는 직접 케이크에 꽂힌 촛불을 끄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검찰에 대한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자신의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와 변호사비 대납 등 여러 의혹들을 일축하는 동시에 윤 후보와 그의 가족들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는 “큰 죄를 지을수록 처벌이 약하고, 더 큰 죄를 지으면 아예 처벌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나라를 누가 만들었나”고 물었고 지지자들이 “검찰”이라 답하자 “검찰이 만든 것 맞다.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도 덮고 이재명이 정치적으로 미우면 없는 죄도 뒤집어 씌워 재판에 회부해 몇 년을 고생시켰다”고 했다.
이는 윤 후보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가 미진한 점과 검찰이 2018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친형 강제입원 사건을 겨냥한 것이다.
대장동 의혹에 대해선 “제가 뭔가 해낼 때마다 적이 생겼는데, 그들은 왜 부동산 투기 못하게 했냐고 말하지 않고 대신 ‘쟤가 옛날에 이랬다’ ‘옆에 저런 사람이 있다’ 등 자기들이 의혹을 제기하고선 제게 의혹이 있어 안 된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관해선 “제가 무려 집 한 채 값이 되는 2억5000만 원을 변호사비로 내도록 (검찰이 기소하면서) 만들었다”며 “무슨 수십억이나 변호사비를 냈을 거라고 음해·공격하는 집단에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게 할 수 있나”라고 했다.
이처럼 검찰에 날을 세우면서도 윤 후보에 대한 보복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한 지지자가 “대통령이 돼 윤석열을 박살내 달라”고 외치자 “제가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가 윤석열 그 분을 박살낼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되면 할 일이 산더미인데 과거를 뒤져 후벼 파고 복수할 시간이 없다”며 “1분 1초를 대한민국이 가진 문제, 청년세대가 가진 문제, 순천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해야지, 무슨 옛날 일을 후벼 파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