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갈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한 슈퍼변이 바이러스(오미크론)의 유입 공포까지 덮치고 있다. 방역체계도 한계에 이르러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조치가 시작된 이후 최대 위기에 몰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TO)는 오미크론을 주요 변이로 지정했다. 전파력이나 백신저항력이 강해 급속한 확산이 우려되면서 다시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남아공과 주변의 보츠와나에 번진 데 이어, 유럽의 영국·독일·이탈리아·벨기에·체코·덴마크·네덜란드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정부는 오미크론 유입을 막기 위해 28일부터 남아공과 인접국 등 8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입국을 불허하기로 했다.
코로나19는 악화일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3928명 늘어 누적 44만896명이라고 밝혔다. 토요일 발생으로 가장 많다. 전날에도 신규 확진자가 4068명이었다. 24일 이후 연일 4000명 안팎이다. 위중증환자와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가 647명으로 전날보다 13명 늘었다. 사망자는 56명으로 누적 3548명이다. 이들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나오고 있다.
병상과 전담 인력 등 의료체계가 더 버티기 힘든 실정이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이 심각하다. 27일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5.4%로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병상을 기다리는 대기 환자가 1265명이다. 병상 부족에다 중환자 급증은 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암 등 다른 질환의 중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통한 일상회복 첫 단계부터 방역망이 무너질 위기다. 정부는 29일 방역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우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의 확대가 유력하다. 사적모임 인원이나 집합시설 운영시간 제한 등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는 방안은 소상공인들의 반발과 민생경제 피해 등의 문제로 고려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일상회복을 일단 멈춰 급속히 늘어나는 환자부터 줄이는 게 급선무라는 방역전문가들의 주장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백신효과가 무력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백신의 2차 접종까지 마친 인구가 전국민의 79.4%인데도 확진자의 64%가 돌파감염이고, 60대 이상 돌파감염이 85%에 이른다. 게다가 접종률이 낮은 소아·청소년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백신 추가접종을 서두르지만, 오미크론까지 국내에 퍼지면 속수무책이다. 기존 백신으로 막기 어려워 일상회복도 멀어진다. 의료시스템 붕괴가 가장 심각하다. 걷잡기 어려운 사태를 맞기 전에 선제적이고 철저한 방역망 강화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