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성장세 회귀·역기저효과·미 규제+탄소정책 등 여건변화 영향
내년 수출물량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도 컴퓨터(SSD)와 반도체는 맑고, 석유화학(화공품)과 기계, 자동차는 갬 수준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디스플레이(액정표시장치·LCD)와 철강은 흐림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내년 수출물량은 올해대비 2.6% 증가하는데 그쳐, 세계교역신장률(4.7%)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5년 평균(+2.5%)치 보단 소폭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발발이후 현재까지 우리 수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실제, 코로나19 발발 1년차였던 지난해에는 1.1% 늘어, 역성장을 기록했던 세계교역신장률(-5.3%)을 크게 웃돌았다. 올 역시 8.5% 증가해 2011년(13.9%) 이후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역시 세계교역신장률(8.1%) 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글로벌 성장 추세가 기존 수준으로 회귀하는 가운데, 올해 급성장에 따른 역기저효과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등 철강 규제, 탄소중립정책 등 코로나 이후 여건변화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석유화학제품과 기계류, 자동차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화공품과 석유제품은 중국의 자급률 제고 및 탄소중립정책 추진이, 기계류는 중국 성장세 둔화가 각각 영향을 미쳐 성장세가 완만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자동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친환경차 수요 확대로 완만한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봤다.
반면, LCD·스마트폰은 해외생산 확대 및 중국업체와의 경쟁심화, 철강은 미·유럽(EU) 수입규제, 탄소중립정책 추진으로 각각 정체되거나 완만하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 수출물량 지수 추세를 보면 특성상 반도체지만 컴퓨터로 분류된 SSD는 올 3분기(7~9월) 기준 261.0(2015년 100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17.3%) 증가했고, 같은기간 반도체는 255.6(+12.1%)을, 화공품은 133.2(+4.3%)를, 기계류는 115.8(+1.3%)을, 자동차는 88.7(+0.2%)을 기록 중이다. LCD는 26.8(-33.6%)을, 철강은 85.9(-4.6%)를 보이고 있다.
이홍직 한은 국제무역팀장은 “경제성장률(GDP)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수출물량을 보면 내년엔 증가세가 둔화하겠다.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기존 성장세로 회귀하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정책 추진, 공급병목 현상 등 코로나이후 여건변화가 같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라며 “품목별로도 차별화하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