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잔액 2분기째 증가, 주가하락·환차손에 증가폭 둔화
KP물 4분기째 줄며 5년반만 최저, 스프레드 축소에 차익실현
자산운용사의 외화증권투자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2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소위 서학개미 투자가 늘면서 해외펀드 설정이 증가한 때문이다. 종금사를 포함한 외국환은행도 3분기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잔액 역시 2분기연속 늘었다. 다만, 글로벌 주가하락과 환차손이 발생하면서 증가폭은 둔화했다. 코리안페이퍼(KP물)는 4분기연속 줄며 5년6개월(22분기)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선호도 증가에 스프레드가 줄면서 차익실현에 나선 때문이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우리나라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잔액(시가기준)은 3855억9000만달러로 전분기대비 54억5000만달러(1.4%) 늘었다. 다만, 직전분기인 2분기 184억3000만달러(5.1%) 증가엔 미치지 못했다.
주요 기관투자가란 자산운용사의 경우 위탁 및 고유계정을, 외국환은행·보험사·증권사는 고유계정을 말한다.
외국환은행도 9억5000만달러 확대된 293억2000만달러로 작년 4분기(288억2000만달러) 이후 3분기만에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증권사는 2억6000만달러 증가한 184억9000만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보험사는 6억2000만달러 줄어든 830억7000만달러를 보였다.
상품별로 보면 외국주식은 50억8000만달러 늘어난 1680억8000만달러로 6분기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채권은 8억2000만달러 증가한 1805억7000만달러로 3분기만에 1800억달러대로 올라섰다. 작년 4분기엔 1839억7000만달러까지 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KP물은 4억5000만달러 감소한 369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2016년 1분기(353억7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며, 작년 4분기 12억3000만달러 감소 이래 4분기째 줄어든 것이다. 올 1분기엔 29억1000만달러 줄어 분기기준 역대최대 감소폭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이는 해외투자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요인인 주가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약세)를 비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제, 3분기중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 유로스탁500지수는 0.4%씩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도 1130.0원에서 1184.9원으로 올라 4.6% 약세를 기록했다.
류창훈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자산운용사 위주로 늘었다. 해외펀드 설정 자체가 늘면서 해외주식 투자가 이뤄졌다. 다만, 해외 주가가 하락했고 금리는 소폭 상승하면서 평가손이 발생했다. 환율도 환차손으로 작용했다. 비거래요인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시가평가 기준 잔액에도 영향을 줬다”며 “4분기 투자는 국제수지를 보면 순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가와 금리 등 동향에 따라 왔다갔다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KP물은 한국물 선호가 지속되면서 스프레드가 완만하게 떨어졌다. 차익실현 목적 매도가 지속되면서 잔액이 줄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