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폐플라스틱 수입 전면 금지…추후 가격 상승 가능성 ↑
석화업계, 저품질 한국산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개발 노력
폐플라스틱 수입 전면 금지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폐플라스틱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최근 환경부에 따르면 11월 폐플라스틱 가격은 대부분 품목에서 상승했다.
압축 페트(PET) 전국평균 가격은 ㎏당 337원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12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211원)과 비교하면 59.7% 올랐다. 압축 폴리에틸렌(PE) 가격도 전월 대비 17원 오른 407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69원) 대비 51.3% 상승했다. 압축 폴리프로필렌(PP)은 전월 대비 9원 오른 376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40원) 대비 56.7% 올랐다.
내년부터 폐플라스틱 수입이 전면 금지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폐플라스틱 가격은 더 상승할 전망이다.
석화업계는 해외에서 폐플라스틱을 주로 수입해 활용해왔다. 한국산 플라스틱의 경우 품질이 낮아 재활용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6월부터 페트 등 4종 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했고, 내년부터는 모든 플라스틱 폐기물로 대상을 확대했다. 여기에 국가 간 유해 폐기물 이동을 규제하는 바젤협약의 폐플라스틱 관련 규제도 올해부터 강화되면서 수급이 더욱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기존에 활용하던 기계적 재활용이 아닌, 화학적 재활용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계적 재활용 공법은 폐플라스틱을 잘게 분쇄한 뒤 세척ㆍ선별ㆍ혼합 등 단순한 기계적 처리 공정을 거쳐 재생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원료인 폐플라스틱에 포함한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고, 재활용을 거듭할수록 더욱 질이 나빠져 재활용할 수 있는 횟수도 제한적이다.
이에 반해 화학적 재활용 공법은 고분자 물질인 플라스틱을 화학적 반응을 통해 분해하고 분리ㆍ정제 공정을 통해 기존의 원료 형태로 되돌려 재활용한다. 폐플라스틱이 저품질이어도 원료로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저품질인 한국산 플라스틱에 걸맞은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화학적 재활용을 위해 필요한 ‘열분해’와 ‘해중합’ 기술을 개발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열분해는 폐플라스틱을 산소가 없는 반응기에 넣고 반응기 밖에서 열을 가해 분해하는 기술로 화학적 재활용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해중합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잘게 쪼개 플라스틱의 기초 재료를 만드는 기술이다.
SK지오센트릭은 2025년까지 재활용 사업 등에 5조 원을 투자하고, 연 90만 톤(t)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설비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최근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화학적 재활용을 위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북미 파트너링 업체와 폐플라스틱 재활용 협력을 강화했다. 12일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와 미팅을 시작으로, 14일 미국 브라이트마크, 16일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를 방문했는데 이 업체들은 각각 해중합, 열분해, 고순도 PP 추출법 등의 기술을 보유한 곳이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울산 2공장에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11만 톤 규모의 C-rPET공장 신설하기로 했다. C-rPET는 폐페트를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폐플라스틱이 최근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업계에서 앞다퉈 시장 선점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친환경과 탄소 저감에 대한 공감대도 생긴 만큼 앞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