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바꾼 집값…수도권 잠잠해지니 지방이 ‘들썩’

입력 2021-11-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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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상승세 2개월째 둔화
강원·충남·충북·경남·전북 등
이달 1.25%↑…오름폭 키워
광역시 전매제한에 '풍선효과'

▲집값 불장의 중심부인 수도권 오름세가 주춤한 한편 지방 중소도시는 오히려 가격이 치솟고 있다. 강원 속초시 조양동 한 아파트 단지 내 전경. (출처=네이버 부동산)
집값 불장(불처럼 뜨거운 상승장)의 중심부인 수도권 오름세가 주춤한 한편 지방 중소도시는 오히려 가격이 치솟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비규제지역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29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주택(아파트·단독·연립주택) 매매값은 1.11% 올라 전월(1.27%)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수도권 집값 상승률은 8월 1.88%에서 9월 1.89%로 소폭 상승했다가 10월 1.27%, 11월 1.11%로 두 달 연속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반면 이달 기타 지방 주택 매매값은 1.25% 올라 오름폭을 키웠다. 기타 지방에 속한 지방 중소도시 7개도(강원·경남·경북·전남·전북·충남·충북) 모두 상승 폭이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강원(0.54%→2.06%), 충남(0.86%→1.65%), 충북(1.12%→1.60%), 경남(0.84%→1.44%), 전북(0.99%→1.20%), 경북(0.56%→0.95%), 전남(0.43%→0.52%) 순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비규제 이점을 노린 외지인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거래 현황 조사 결과 1~9월 강원 아파트 거래량 2만3694건 중 외지인 거래는 43.69%(1만352건)를 차지했다. 강원에서 이뤄진 아파트 거래 10건 중 4건은 외지인이 매매한 셈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충남에서는 외지인 매입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 충남의 아파트 거래량에서 외지인이 매입한 비중은 35.8%였으나 9월에는 50.1%까지 증가했다. 충남에서 아파트를 거래한 사람 2명 중 1명은 외지인이었던 셈이다.

강원과 충남을 비롯한 7개 도에서 모두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충남 당진시 A공인 관계자는 “청약자격·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보니 투자와 실거주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충남지역 주택담보대출액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외지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10억 원 클럽’ 가입을 앞둔 아파트도 늘고 있다. 춘천시 대장주로 꼽히는 퇴계동 ‘e편한세상 춘천한숲시티’ 아파트 전용면적 114㎡형은 9월 9억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해당 아파트 같은 면적은 2월 7억8500만 원에 거래됐다. 7개월 새 1억1500만 원, 약 15% 오른 셈이다.

업계에선 이들 지역이 ‘규제 무풍지대’이기 때문에 외지인들의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 중소도시 중 투기과열지구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대산면·동읍·북면 제외)가 유일하다. 비규제 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무주택자 기준 최대 70%까지 적용된다. 청약 규제도 덜하고 분양권 전매 제한도 없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해부터 지방광역시 전매제한 규제가 시행되면서 인접한 지역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값이 아직은 저렴하고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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