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2830선까지 추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미크론 이슈가 불거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다만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00 마감하면서 전날 하락분을 다소 회복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글로벌 공급난을 다시 심화할 여지가 있다. 한국의 경우 GDP 대비 수출 비중이 40%가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미크론의 확산은 국내 금융·실물시장에 더욱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구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경로나 속도가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은 코스피의 추가적인 하락이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연말 시장의 셈법이 한층 더 복잡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미크론의 불확실성에 더해 내년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연말 대주주 양도소득세 회피 물량 등의 수급 문제가 겹치면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2750~3000포인트로 제시하면서, “오미크론 변이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12월 시장의 부침을 자극할 공산이 크다”며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논쟁과 연준의 테이퍼링 우려라는 이중고에 집중됐던 시장 초점은 오미크론 변이와 함께 삼중고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달 코스피 예상 밴드를 2800~3050포인트로 제시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망 차질 현상이 12월 안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코스피가 12월에 3000선 회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스피 2800선을 중요한 지점으로 짚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2800포인트는 후행 PBR 1.1배에 근접한 수준이고, 연기금의 매수 전환을 위한 기준선으로 중요하다”며 “국내 증시가 공급망 차질 및 금리 상승으로 선제적으로 조정을 겪은 것도 고려하면 현 주가 수준에서 주식 비중 축소는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종목별 차별화는 필요하다고 짚었다. 최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 충격이 업종마다 달라질 수 있다”며 “리오프닝 업종의 선행 EPS는 1개월 전 대비 증가했으나 하향 조정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IT 업종은 업황 우려가 과도했던 구간을 지나며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 3000선 아래 구간에서는 주식 비중 확대와 저점 매수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용구 연구원은 “연말 증시의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의 투자전략 판단 축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고 짚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시나리오에 따른 종목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며 “현상 유지, 혹은 악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면 코로나19와 주가가 관계 없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종목을 선호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와 주가가 관계가 적은 종목, 혹은 코로나19가 퍼질수록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은 성장주로 분류되는 △배터리 △콘텐츠 △바이오 등”이라며 “변이 바이러스가 경기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기업 실적 전망을 하향시킨다면 오히려 성장주의 희소가치가 빛날 수 있다는 논리와도 일치한다”고 전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알파 전략’에 대한 의견을 유지했다. 알파 전략이란 개별종목에 대해서만 매수·매도 전략을 취해 성과를 내는 것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바닥 시그널과 외국인 수급 둔화 등의 환경이 변하지 않는 이상 성장 스토리에 과도한 수급이 모이는 개별종목 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