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가진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이 파급력을 활용해 코로나19 시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카카오 TV 오리지널 예능 ‘맛집의 옆집’이다. 골목상권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유명 맛집 대신 그 옆에 위치한 가게를 조명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침체된 소상공인 시장에 위로와 힘을 건넨다.
지난 2월 첫 공개된 카카오 TV 오리지널 예능 ‘맛집의 옆집’은 요리 맛집, 가구 맛집, 미용 맛집, 헬스 맛집 등 인기를 누리고 있는 다양한 업종의 ‘소문난 맛집’의 ‘그 옆집’을 찾아가는 대박집 옆 정체불명 이웃 가게 탐사 프로젝트다.
방송인 김구라, 개그맨 이진호, 그룹 골든차일드 이장준이 세 MC로 출연한다. 이들이 맛집 인근의 옆집은 어떻게 생존하고 있는지, 옆집 사장님의 이야기와 맛집과는 또 다른 옆집만의 매력을 발굴한다.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옆집에 찾아가 볼까?’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가게를 알리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세 MC는 맛집과 옆집을 모두 체험해 본 후 옆집에서 아쉬웠던 점을 알려주며 실질적인 조언을 전한다. 특히 거침없는 멘트를 뱉는 김구라는 매장 운영에 대한 돌직구 멘트로 웃음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직설적인 조언까지 전한다. 또 옆집의 다양한 메뉴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 보며 매상을 올려 주기도 하고, 카카오TV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옆집을 알리는 기회도 주어진다.
‘맛집의 옆집’만의 특징은 옆집의 개성과 특색을 굳이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조건 옆집을 환골탈태시키려 하기보다는, 옆집 사장님에게 소비자 입장에서의 조언을 전하면서도 사장님의 의견과 철학을 수용하고 지지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맛집의 옆집’을 통해 또 다른 맛집을 발굴하는 재미를 찾을 수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먹방 예능에서는 가게 앞에 손님들로 줄이 길게 늘어진 맛집을 찾아가 조명했다. 그러나 ‘맛집의 옆집’은 ‘꿩 대신 닭’으로 맛집 옆의 가게를 찾아가 의외의 맛을 찾으며 신선한 재미를 준다. 방송이 가진 힘으로 코로나 속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주며 상권의 부흥을 이끄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맛집의 옆집’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본 이들은 자영업자일 것이다. 수치만 놓고 보자면 IMF 때보다도 훨씬 나쁜 상황이다.
16일 국세청에 따르면 사업 부진을 이유로 폐업한 비율이 2016년 39.2%에서 지난해 43.1%로 늘어났다. 특히 영세사업자(간이사업자) 사업부진 폐업 비율은 49.0%로 일반사업자(43.2%), 법인사업자(43.5%)보다 월등히 높다. 폐업 직전의 한계 상황에 몰린 이들은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일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소비 심리 반짝 회복하며 자영업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확산세가 폭발하면서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특히 연말 대목을 앞두고 코로나19 신규 변이종 ‘오미크론’도 확산되고 있어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능 프로그램 ‘맛집의 옆집’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작은 힘이 모이고 모여 사회 전반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하다. 침체된 자영업계를 돕기 위해 나선 ‘착한 예능’의 존재는 더욱 빛이 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