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중고차 모델' 기반 사업구조 강점
중고차 이커머스 시장 커지며 실적 증대 가속화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중고차 거래 플랫폼 '케이카' 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골드만삭스가 보고서를 통해 기존 주가 3배 수준의 목표 주가를 제안한 게 주효했다.
업계에선 기업 가치 제고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동시에 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독보적 실력을 갖춘 업체라는 의견도 힘을 얻는다.
3일 오전 9시 기준 케이카는 3만335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상장 당일 시가(2만2500원)와 비교하면 주가는 50%가량 뛰었다. 골드만삭스가 목표주가(8만5200원)을 제시한 이튿날인 24일엔 장중 주가가 4만16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케이카는 중고차 도소매업과 렌터카 사업을 영위한다. 중고차 사업 부문 매출이 3분기 기준 97.6%로 핵심이다.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내차 사기)과 전국 46개 지점을 통해 연간 약 9만대를 소매로 판다.
케이카는 인증 중고차 모델에 기반한 중고차 플랫폼을 운영한다. 인증 중고차 모델은 매매업체가 재고차량 상태와 품질ㆍ이력 등을 평가하고 이를 구매자에게 전달, 일정 기간 보증을 제공하는 것이다.
중고차를 사면서 흔히 말하는 '바가지 쓸 확률'을 줄여주는 게 케이카 사업 핵심이다. 다만 이는 판매와 보증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춘 업체가 아니면 사실상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증 중고차 모델'을 통해 케이카는 탄탄한 실적을 쌓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1조4000억 원, 영업이익 569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0%, 88.8% 증가한 수치다.
중고차 이커머스 시장이 커진 점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케이카는 올해 3분기 이커머스를 통해 3600여 대의 차를 팔았다. 이는 전년(2200대)보다 63.6%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판매는 4500대에서 4700대로 4.4% 증가한 데 그쳤다. 케이카는 국내 이커머스 중고차 거래 79%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은 향후 케이카 사업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들이 시장에 참여하게 되면 재고 차량 매입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다만 완성차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당장 케이카 시장 점유율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약 4년 뒤 완성차 업체가 취급할 수 있는 물량은 전체 중고차 시장 거래대수의 5~1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거래 투명성이 제고되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해 중고차 시장의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도 나온다.
유경하 DB금융투자는 연구원은 "중고차 업황 정점 및 완성차 업계 시장진입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케이카 성장은 신차 출고지연과 같은 단기적 요인보다 인증중고차, 이커머스 매매 등과 같은 중고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며 "또한 완성차 업계
시장진입은 동사에 위협이 되기보다 구조적 변화를 더욱 가속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실적만 놓고 보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지만, 긴 시간을 두고 동행할 가치가 있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