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계의 미디어·콘텐츠 역량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거세다. KT는 관련 회사를 인수하며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분할을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한 SK스퀘어·텔레콤은 계열사간 협업에 이어 메타버스 등 양 사간 협업 가능성을 제시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5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탈(脫) 통신’을 목표로 한 이동통신 업계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재정비 흐름이 거세다.
KT는 지난 3일 알티미디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그룹사 편입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알티미디어는 디지털 방송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로, 국내·외 인터넷(IP)TV와 케이블TV 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KT는 알티미디어 인수를 통해 미디어 핵심 역량과 기술을 내재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셋톱박스와 관련한 기술 전 영역을 담당하는 회사인 만큼, KT는 IPTV 플랫폼 등 미디어 단말기 기술을 확보해 방송 분야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노릴 계획이다. 또한 알티미디어가 확보한 베트남, 네덜란드 등 글로벌 거점을 바탕삼아 KT 미디어 사업의 글로벌 확장도 추진한다.
이처럼 KT는 미디어·콘텐츠사를 인수하며 디지코(DIGICO) 확대를 위한 그룹사 재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KT의 미디어·콘텐츠 계열사는 스튜디오지니와 KT스카이라이프를 중심으로 정리됐다. KT스카이라이프는 HCN(전 현대HCN)을, 스튜디오지니는 미디어지니(현대미디어)를 각각 인수하며 유료방송 플랫폼과 콘텐츠 역량을 확대했다.
또한 지니뮤직은 지난 9월 밀리의서재를 인수했다. 이로써 스튜디오지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운영하는 KT시즌, 음원 콘텐츠를 확보한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스토리위즈와 미디어지니 등 IP 확충과 콘텐츠 제작, 유통 등 전 과정을 담당할 컨트롤타워로 발돋움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KT와 KT스카이라이프 등이 알티미디어의 고객사이기도 했다”며 “방송 분야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통신사업 부문을 나눈 SK스퀘어와 SK텔레콤도 협업을 통해 미디어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분할 전 SK텔레콤 산하에 있던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등 미디어·콘텐츠 계열사는 SK스퀘어 산하로 재편됐다. 콘텐츠 IP 확보를 위해 투자가 필요한 만큼, SK스퀘어 계열사로서 큰 시너지를 노릴 수 있으리란 판단에서다.
따라서 SK스퀘어는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IP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SK스퀘어는 지난 2일 미디어 플랫폼·콘텐츠 관계사인 스튜디오웨이브와 원스토어가 IP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개발한 웹툰, 웹소설, 영상 등 IP를 콘텐츠로 제작하고 국내외에 유통하기 위해 협업하는 것이다.
SK텔레콤과의 협력도 이어간다. 특히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속속 포착된다. 최근 SK스퀘어 자회사인 음원 플랫폼 ‘플로(FLO)’는 SKT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의 협업을 예고했다.
또한 콘텐츠 산업에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 다양한 산업이 결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이들도 있다. 심원용·이병화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플랫폼의 수익화 모델이 메타버스와 NFT로 확장될 수 있고, 메타버스 시장의 핵심은 얼라이언스”라며 “SKT의 이프랜드와 플로의 협업 소식이 신시장 진출의 서막”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