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톱스타들이 최근 안방극장을 대거 복귀했으나 줄줄이 쓴맛을 보고 있다. 이영애 ‘구경이’, 전지현 ‘지리산’, 송혜교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지헤중)’를 비롯해 고현정 ‘너를 닮은 사람’ 등의 작품들이 시청률 화제성 면에서 저조하다는 평가다. 특히 송혜교와 전지현은 업계 최고 대우로 브라운관에 복귀했으나, 성적이 출연료에 뒤따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종영한 고현정 주연의 ‘너를 닮은 사람’은 줄곧 2~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조용하게 퇴장했다. 전도연 주연의 ‘인간실격’은 1%대로 지난달 막을 내렸고, 마지막 화를 앞두고 있는 이영애 주연의 ‘구경이’ 또한 1~2%대 시청률을 못 벗어나고 있다.
그나마 전지현 주연의 ‘지리산’과 송혜교 주연의 ‘지헤중’은 7%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높은 기대를 안고 시작한 것에 비해 화제성이나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헤중’은 동시간대 방영되는 MBC ‘옷소매 붉은 끝동’과의 시청률 경쟁에서 역전을 당했다. 11월 마지막 주 ‘지헤중’ 시청률은 5회 7.0%, 6회 7.6%를 기록하면서 ‘옷소매 붉은 끝동’의 5회 8.8%, 6회 9.4%의 성적에 뒤졌다.
전지현과 김은희 작가의 조합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지리산’의 성적도 기대만큼 높지 않다. ’지리산’은 1회 9.1%, 2회 10.7%라는 높은 시청률로 시작을 알렸으나 연이은 시청률 하락과 함께 12월 첫째 주 방송이 7.7%, 8.2%를 기록했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전지현과 송혜교는 각각 회당 2억 원의 출연료를 받고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여기에 광고 또한 대규모 투자를 받았으나, 시청률이 이와 비례하지 않는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리산’은 300억 원을 투자 받으며 대작 드라마로 기대를 모았지만 과도한 PPL, 엉성한 CG, 몰입도가 떨어지는 전개 등이 지적을 받으며 부진을 겪고 있다.
‘지헤중’은 송혜교의 주특기를 발휘한 멜로 드라마다. ‘태양이 후예’, ‘풀하우스’, ‘올인’, ‘가을동화’ 등에서 보여온 아련한 멜로 연기가 이번 드라마에서 농익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가난하지만 씩씩한 캔디 캐릭터의 전형성에 머물러 있다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이같이 톱 여배우들 내세운 드라마가 저조한 성적을 연이어 보이자 일각에서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톱 배우가 흥행을 결정해 주는 시대는 이제 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캐스팅이 시청률을 담보해 주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로 인해 시청자들의 드라마를 바라보는 눈높이 또한 높아졌고, 빠른 전개와 자극적인 화면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송혜교, 전지현의 경우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만큼 드라마가 종영 후에도 해외 진출이 가능하고, 광고 등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