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시장 견인…주식활동계좌 첫 5000만 좌 돌파
작년 진단키트ㆍ치료제 테마…올해는 NFT·메타버스가 주도
올해 코스피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도 작년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동시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인플레이션,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 속에서 지수 급락을 겪으며,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내년을 맞게 됐다.
코스피 지수는 6월 33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작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1400선까지 후퇴했던 지수가 약 130% 올랐다. 올해도 ‘개미’들이 이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조 원, 40조 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약 69조 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였다. 개인은 삼성전자를 올해 33조 원 가까이 담았다. 이는 작년(9조5950억 원) 대비 3배 이상 더 늘어난 규모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해 6만 원대였던 주가는 올해 들어 9만 원 후반까지 치솟았다. 1월 삼성전자 주가가 고점인 9만6800원을 찍었을 때 올라탄 동학개미들은 주가 하락으로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10월 6만 원대로 떨어졌다가 반등해 현재 8만 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개인이 선호한 국내 종목은 삼성전자우(5조1000억 원), 현대모비스(3조2900억 원), SK하이닉스(3조800억 원), 카카오(2조7200억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크래프톤(1조4000억 원)이었다.
올해 2800선에서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5월 공매도 재개에도 불구하고 6개월 연속 상승하며 3300선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7월부터 증시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뚜렷한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8월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증시를 강타하며 3000선까지 지수가 내려왔다. 9월 들어선 국내 주식활동계좌 숫자는 사상 처음으로 5000만 좌를 돌파했지만,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 등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10월 코스피 3000포인트 선이 무너졌다. 유가와 원자잿값이 급등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됐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도 여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1월 들어선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가 증시를 때렸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에 풀었던 유동성 자금 회수에 들어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짐을 쌀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아울러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 문제도 대두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11월 말에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증시를 휘감았다. 오미크론 출현이 처음 보고된 11월 24일부터 30일까지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은 약 3조7000억 달러(약 4379조 원) 증발했다. 같은 기간 국내 코스피 시총도 약 114조9830억 원 증발했다. 코스피 지수는 11월 말 2800선까지 밀렸다.
한편, 작년 증시에서 코로나19 치료제와 진단키트, 마스크 관련주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올해는 NFT(대체불가토큰)와 메타버스 등이 시장을 장악했다. 위메이드는 게임 ‘미르4’ 내 생태계에 NFT를 접목하면서 9월 저점 대비 286% 급등했다. 하이브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지분 교환으로 BTS의 콘텐츠를 NFT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한 달 새 주가가 40% 뛰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들어 NFT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겪으면서 NFT의 2021년 3분기 거래액은 약 6조9000억 원 규모로 전 분기 대비 7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는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눈으로 확인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 설명회와 교육에 메타버스를 활용했다. 메타버스 관련주를 비롯해 국내 메타버스 ETF(상장지수펀드) 4종(삼성·미래에셋·KB·NH-Amundi자산운용)도 한 달 남짓 기간에 4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바타의 진화로 새로운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현재 서비스 중인 콘텐츠가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을 또 다른 마켓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진입하면서 메타버스가 미래의 인터넷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