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를 어쩌나"...속타는 중국, 묘수 나올까

입력 2021-12-10 15:14수정 2021-12-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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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디폴트 공식화에도 시장 일단 고요
위기 이미 시장 반영...당국 개입 기대감도 영향
다만 후폭풍 거셀 것이라는 전망
중국, 원칙 지키면서도 충격 최소화 묘책 고심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 본사 전경이 보인다. 선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가 공식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시장 동요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향후 구조조정 진행 상황에 따라 시장 및 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는 원칙에 따른 대응을 강조하고 있지만 수위 조절에 고심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헝다 디폴트 공식화에도 9일(현지시간) 시장이 차분하게 대응했다고 전했다. 미국 증시는 1% 안팎의 하락에 그쳤다. 10일 아시아 증시도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큰 낙폭 없이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마켓워치는 평가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헝다 디폴트 우려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헝다 유동성 위기는 9월부터 불거졌다. 중국 정부가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시장 동요를 막는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헝다의 디폴트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금융시스템은 물론 건설 중인 아파트를 이미 구매한 사람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헝다의 주택 수분양자는 160만 명에 달한다. 채무 구조조정 과정에서 투명성이 부족할 경우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만과 동요도 커질 수 있다. 6월 기준 헝다의 총 부채 규모는 1조9700억 위안에 달한다. 역외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 달러다.

대부분의 달러화 채권은 크로스디폴트(연쇄지급불능)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한 채권의 상환이 연체되면 헝다가 발행한 달러화 채권은 모두 디폴트 상태에 처하게 된다. 6일 디폴트로 역외 채권 대부분이 디폴트에 빠진 셈이다. 그럼에도 헝다 채무 구조조정을 광둥성 정부가 주도하고 있어 역외 채권단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가 얼마나 신속하게, 어느 정도 규모로 채무 조정을 하는지에 따라 시장 불안은 고조될 수 있다. 지난달 연준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헝다발 중국 부동산 위기가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 악영항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당국의 고뇌도 깊어간다. 겉으로는 원칙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부동산 시장 연쇄 도미노가 몰고 올 경제 충격을 지켜볼 수도 없다. 최근 잇달아 내놓는 방침에도 이 같은 고민이 담겨 있다. 헝다 디폴트 공식화 이후 중국 인민은행은 “채권단과 주주의 권리와 이익을 최대한 보장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를 헝다의 부실 경영과 무모한 확장 탓으로 돌렸다. 기존 구조조정 절차를 밟겠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시장은 당국이 구제금융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과 부동산 규제 완화도 시사했다. 강력한 부동산 시장 단속이 경제 위축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자 경제 경착륙을 방지하기 위해 한발 물러선 것이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금융완화의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됐다"며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정책 시그널이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8일부터 사흘에 걸쳐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세웠던 과도한 부채 관리 및 과열된 부동산 시장 단속 원칙을 지키면서도 경제 충격을 최소화할 묘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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