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살펴보는 검찰이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의 사망으로 ‘윗선’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한기 전 본부장의 사망은 예기치 못한 일이지만 검찰이 속도전에서 실패한 만큼 수사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의 경우 밀행성과 신속성이 생명인데 이 모두를 놓쳤다”며 “앞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 있는 만큼 검찰은 핵심 피의자에 대한 신병 확보의 필요성을 느끼고 서둘렀어야 했는데 너무 시간을 끌었다”고 지적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2014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사인 천화동인 관계자들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 등으로 2억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또 대장동 사업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5년 2월 상사인 황무성 성남도시공사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심도 받았다.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파일에서 유한기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 “정 실장” 등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정진상 성남시 정책실장(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을 연상케 하는 말을 언급했다.
애초 검찰은 유한기 전 본부장을 뇌물 혐의로 구속한 뒤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압박한 배경을 보강 조사할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대장동 개발 관련 윗선 개입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었다. 그러나 10일 유한기 전 본부장 사망으로 수사 계획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일각에선 검찰이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 유한기 전 본부장 주변인물들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청장 출신의 변호사는 “유한기 전 본부장의 사망으로 진실에 닿을 수 있는 징검다리 하나를 잃어버린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나머지 관계자들로부터 의미 있는 진술을 캐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그간 유한기 전 본부장의 조사에서 단서를 얼마나 끌어냈느냐에 따라 향후 다른 관계자들로부터 확보할 수 있는 추가 증언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