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의혹을 받는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과 함께 기소된 경찰관 진모 씨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 전 차관 측은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추후 밝히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윤종섭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차관과 특수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진 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전 차관과 진 씨는 법정에 오지 않았다.
검찰은 "이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서초구 아파트 단지 내 도로에서 택시기사 A 씨가 목적지가 맞는지 묻자 갑자기 욕설을 하며 손으로 피해자를 밀치고 폭행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받는다"고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했다.
이어 "이 전 차관은 A 씨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송금하고 경찰에서 '자신을 깨우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하라'고 했다"며 "A 씨가 가지고 있던 블랙박스의 폭행 동영상도 삭제하도록 요구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진 씨에 대해 "이 전 차관의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의 존재와 운행 과정에서 폭행이 이뤄졌음을 인지하고도 운전자 폭행죄를 단순 폭행죄로 바꿔 내사보고서를 작성해 경찰 공무원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진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시간이 빠듯해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공소사실과 관련 없고 범죄 혐의 입증에 도움이 안 되는 증거는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내년 1월 27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