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전기차 시대가 소환한 車 업계 강성 노조

입력 2021-12-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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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ㆍ한국지엠 노조, 강경 성향 지도부 선출…전동화에 따른 고용 불안 심리↑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가 교섭에 앞서 투쟁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현대차 지부)

자동차 업계에 강성 노동조합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함에 따라 고조된 노동자의 고용 불안이 투쟁 지향성 노조의 출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차 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새 집행부를 구성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지부, 한국지엠(GM) 지부는 모두 강경 성향의 인물을 신임 지부장으로 선출했다. 현대차 노조를 이끌 차기 지부장에는 안현호 후보가 결선에서 53%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안 당선자는 결선에서 9개 선거구 중 전주공장과 판매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7곳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연구직과 젊은 직원(MZ세대)이 많은 남양연구소에서도 55%를 득표했다.

1991년 현대정공(현대모비스)에 입사한 안 당선자는 구조조정, 정리해고 반대 투쟁으로 1994년과 1999년 두 차례 해고된 인물이다. 안 당선자는 현장조직 가운데 투쟁을 강조하는 ‘금속연대’ 출신이다. 현장조직은 국회의 정당처럼 노조 내부에서 의견을 같이하는 이들이 꾸린 결사체다. 그는 자신을 ‘사 측이 두려워하는 단 한 명의 후보’로 소개하며 “강력한 추진력으로 조합원을 지켜내겠다”라고 강조했다.

중도ㆍ실리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상수 현 지부장은 재선에 도전했지만, 1차 투표에서 19%를 득표하는 데 그치며 낙선했다. 이 지부장은 2년 연속 파업 없이 회사와 교섭을 끝내며 내부적으로 강경 성향 조합원의 반발을 불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새 지부장에도 강경 성향의 김준오 후보가 56% 지지로 당선됐다. 김준오 당선자는 2004년 대우차 노조 군산지부장, 2006년 대우차 노조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현장조직 ‘동행’의 의장을 맡은 인물이다. 김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고용불안 없이 일할 수 있는 한국지엠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사 측의 도발을 더는 묵과할 수 없는 만큼, 노조의 명운을 걸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로 담대하게 투쟁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아 지부도 연말까지 새 집행부를 선출하는데, 강성으로 분류되는 후보 두 명과 중도 성향의 후보 한 명이 맞붙는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노조는 지난달 24일부터 사상 첫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30%가량 적다. 그만큼 필요한 일자리도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기업 노동자들이 투쟁을 강조하는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 전동화 전환과 관련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올해 들어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자 조합원 사이에서 고용을 둘러싼 우려가 커졌고, 불안 심리가 강성 지도부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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