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확대 적용에 기업 주총도 포함…올해와 비슷한 수준 방역 주총 이어질 듯
국내 주요 상장기업들이 내년에도 ‘언택트 방역 주총’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새로운 방역대응 비상조치 지침이 내려진 탓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기업들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방역 강화 조치를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방역대응 비상조치로 공무 및 기업 필수경영 활동 관련 행사에도 방역패스를 적용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기업 정기 주주총회도 포함됐다.
이번 방역대응 비상조치는 다음 달 2일까지 적용되지만, 급증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이른 시간내에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사실상 내년 3월 주총 시즌에도 비상이 걸렸다. 작년, 올해에 이어 내년도 언택트 방역 주총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년에 걸쳐 언택트 주총을 경험한 상장사들은 내년 주총도 큰 무리 없이 언택트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는 전자투표제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투표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도입하면서 재계 전반으로 확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주주들에게 가급적 전자투표로 주총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LG그룹 13개 상장 계열사도 올해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했고, 현대차도 전자투표제 도입을 완료했다.
이 밖에 SK, 신세계, CJ, 포스코, 현대백화점, 롯데 등 여러 그룹도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도 올해부터 주주 이용 편의를 위해 24시간 전자투표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총 온라인 중계 도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 중계를 도입했다. 주주들은 별도로 마련된 사이트를 통해 주총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안건별 질문도 올렸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주주 입장에서는 온라인 중계를 통해 주총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고, 회사 입장에서는 모든 주주를 모으기 힘든 물리적인 상황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주총을 진행하며 주주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업들은 전자투표 도입, 온라인 중계와 함께 예년처럼 주총장 방역도 강화할 방침이다.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 체온계, 손소독제 비치, 주총 당일 주주 외 외부인의 사업장 출입 제한, 주총장 내 좌석 간격 2m 유지 등의 방역 지침이 그대로 이행될 전망이다. 아울러 매년 주주 편의를 위해 제공하던 전시장 투어와 본사·주총장 간 셔틀버스 운행도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참석 주주 중 의심 증상자가 발생할 경우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한 별도의 격리 장소도 마련할 계획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3월 정기 주총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코로나19가 끝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의 조치와는 별개로 선제적으로 방역 주총 환경을 만들어 주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주주들에게 가급적 전자투표로 주총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위임장 제도도 적극적으로 권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