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실패 이유는 180석 민주당"
"저는 아직 제3지대 꿈을 버리지 않았다"
'제3지대' 지지를 외치다 돌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손잡은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3지대에 계속 남겠다"고 발언해 혼란을 야기했다.
윤 후보의 후보 직속 기구이자,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 신 대표는 21일 오전 CBS라디오 '한판승부' 대담에서 '3지대 지지운동 펼치다 제1야당을 선택한 것을 두고 이율배반적이란 비판도 있다'는 진행자 질문에 "저는 아직 제3지대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러나 3월 9일 우리는 대선을 치러야 하며, 현실적인 후보 중에 대통령 후보가 나올 것이다. 저 또한 이분법적 구조로 사고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나마 나은 선택지가 무엇인지 고민해 봤을 때 새시대준비위원회에 들어와 힘을 싣는 것이 민주당의 내로남불 정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패널로 나선 김성회 정치연구소 싱크와이 소장이 "그 말씀이 잘 이해가 안간다"라며 "제3지대 지지운동을 하다 이번 대선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을 하신 건가요, 대변인까지 하셨으니 이번 대선을 제3지대에서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힌건데, 그것이랑 지금 마음 바꾸신 것이 연결이 잘 안 된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신 부위원장은 "제3지대 실패 이유는 민주당이 위성정당 사태로 180석 의석을 가져가게 되면서 민의 그대로의 국회를 반영하고 정치를, 권력을 나누겠다라고 하는 것에서 이미 벗어났다고 본다"라며 "지금 제3지대가 만들어지지 못하는 것은 양당이 걸어왔던 일들이 있었고, 민주당이 반성하고 사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이 "그걸 여쭤보는게 아니라, 대선전환추진위원회 대변인을 맡지 않았냐"라고 되묻자 신 부위원장은 "제3지대라고 하는 것은 3월 9일까지 완성시키지는 못하더라도 그다음 선거가 계속 있고 그 꿈을 버리지 않을 거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대선이 끝나고 윤 후보가 정권교체를 하게 되면 향후 거취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하던 일들을 계속해나가겠다"며 제3지대에 남을 것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했다.
신 부위원장은 전날 새시대준비위 합류를 결정했다. 하지만 이달 초까지도 "역대 최악의 대선구도"를 외치던 '제3지대' 적극 지지자였던 신 위원장의 돌연 행보 전환에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의당의 핵심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이 같은 행보는 제3지대 지지자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제3지대 강력 지지자였다. 신 대표는 이달 초 20대 대선을 '최악의 구도'라고 비판하는 시민들의 모임 '대선전환추진위원회'가 진행한 '제3지대는 어떻게 희망이 되는가'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대선은 정당만의 시간이 아닌 민주주의 공화국 시민들의 정치적 축제"라며 "그 본래의 의미에 맞도록 어떻게 소외된 다수의 시민을 정치의 장으로 다시 불러올 수 있겠느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초에도 대선전환추진위가 서울 중구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도 제안자로 나서 "심상정, 안철수, 김동연 같은 다당제와 연합정치를 말하는 제3의 후보자들이 거대 양당에 종속되지 않고 새 시대를 열길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4년 한국청소년모임 대표로 정치권에 입문한 신 대표는 당적도 여러번 변경했다. 2016년 국회의원 선거 출마(녹색당 비례대표), 2018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녹색당),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출마(무소속) 등의 출마 이력이 있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으며, 20대 대선을 앞두고선 국민의힘과 손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