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야말-유럽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 중단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군사행동 경고도
아시아 향한 LNG 운반선 유럽으로 유턴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의 내년 1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은 20% 넘게 뛰면서 메가와트시(MWh)당 181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천연가스 가격도 20% 급등하며 섬당 450펜스까지 치솟았다.
컨설팅업체 ICIS의 톰 마제크-맨서 천연가스 애널리스트는 “가격 움직임이 심각하다”며 “위험 요인이 산재해 거래자들이 앞다퉈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공급을 중단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이 파이프라인은 러시아에서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된다.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3개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러시아는 유럽의 최대 천연가스 공급국으로 전체 수입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20%가 야말 라인을 통해 공급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서방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지속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군사행동까지 경고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럽의 에너지 대란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최악 한파 예보로 전력 수요가 치솟은 데다 풍속 감소 등 이상기후에 따른 풍력발전 운영 차질까지 겹쳐 전기요금도 10여 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이다.
불똥은 아시아로도 튀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에 프리미엄이 형성되면서 아시아로 향하던 LNG선들이 유럽으로 경로를 바꾸고 있다. 에너지 정보분석업체 플래츠에 따르면 유럽행 천연가스 현물 가격은 100만 브리티시 서멀 유니트(BTU)당 48.5달러다. 아시아 현물 가격은 MMBtu당 41달러다. 11월 아시아 가격이 유럽보다 MMBtu당 평균 5달러 높았는데 역전된 것이다.
이에 미국은 물론 호주 LNG 화물선도 유럽으로 발길을 돌렸다. 호주는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에 LNG를 공급했다. 그만큼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의 가파른 상승도 불가피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