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 ‘2022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 결과 발표
내년 우리나라 기업 중 절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과 공급망 불안 속에 ‘현상유지’를 경영 계획 기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6일 ‘2022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30인 이상 기업 234개사(응답 기업 기준, 부서장 이상)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2022년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64.6%)은 내년 경영 계획 기조를 △현상유지(53.5%) △확대경영(23.6%) △긴축경영(22.9%) 등으로 정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긴축경영이라고 응답한 기업들 가운데 구체적인 추진계획으로 ‘원가 절감(80.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최근 불거진 공급망 쇼크, 원자재 가격 급등, 임금 인상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투자 및 채용 계획에서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는데 올해 수준의 투자 계획은 53.5%, 채용 계획은 63.7%였다.
반면 투자나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4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올해보다 투자와 채용을 더 늘리겠다는 기업은 각각 24.9%, 25.4%에 그쳤다. 투자와 축소를 줄이겠다는 응답도 21.6%, 10.8%였다.
경총은 내년 투자ㆍ채용계획이 ‘올해 수준’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많은 것에 대해 “올해 4% 수준의 경제성장을 경기회복의 신호보다는 지난 2020년 역성장(-0.9%)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한 반등으로 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력 수요 변화도 이번 조사에 포함됐다. 그 결과 27.8%의 기업이 ‘무인화ㆍ자동화 등으로 인력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라고 답했는데, 특히 300인 이상 기업(31.6%)에서 300인 미만 기업(26.1%)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사업 영역 및 기회 확대로 인력 수요 증가 예상’이라고 답한 기업은 10.4%이었다.
응답 기업들은 2022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평균 2.7%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전망한 경제성장률 3% 수준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수치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3.1%, 한은은 3.0%, IMF(국제통화기금)는 3.3%로 전망했다.
경총은 “최근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공급망 불안 지속,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기업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 관련 요구에 대해서는 ‘높은 임금인상(39.7%)’과 ‘성과평가 기준 개선 등 보상의 공정성ㆍ합리성 확보(38.4%)’를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높은 임금 인상 요구는 ‘기업 실적 향상(11.5%)’보다는 ‘근로자(노조)의 관성적 요구(42.7%)‘와 ‘최저임금 인상(39.6%)’ 등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는 임금 인상률 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기업의 실적이어야 함에도, 기업 현장에서 주로 실적 외의 요인에 의해 요구가 이루어지는 현실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한국경제를 제약하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응답 기업의 39.1%가 ‘기업 활력을 저하시키는 각종 규제적 정책’을 꼽았으며 ‘저출산ㆍ고령화, 양극화 심화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25.1%)’,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와 신성장동력 부재(19.3%)’, ‘높은 세율, 반기업정서 만연 등으로 인한 기업가정신 위축(15.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응답 기업의 절반은 우리나라의 높은 세 부담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차기 정부 세제 정책 방향에 대한 질문에 응답 기업 54.5%가 ‘경제 활성화, 국민 부담 경감 등을 위한 감세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투자 촉진을 위해 차기 정부가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정책으로는 ‘규제 혁신(49.4%)’, ‘기업 세제환경 개선(44.4%)’, ‘노동분야 개혁(41.6%)’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