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냄새가 난다"...美중고차, 비트코인보다 가격 상승률 높아

▲미국 메릴린대주 게이더스버그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한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게이더스버그/EPA연합뉴스

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대표는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최고 투자 상품이 뭔지 궁금하다면 차고를 보라”며 “중고차의 가격 상승률이 증시는 물론 가상화폐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맨하임 중고차 가격 지수 분석 결과, 15일 기준 지난 4개월간 중고차 가격은 20% 급등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은 약 10%, 비트코인은 5%였다. 중고차 가격 상승률이 증시나 비트코인 대비 각각 2배, 4배 높았던 셈이다.

비앙코 대표는 중고차 가격 급등 배경으로 두 가지를 지적했다. 우선 반도체 공급 대란으로 신차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고차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미국 자동차 전문 평가기관 켈리블루북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신차 평균 가격은 4만632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중고차 평균 가격도 2만756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높은 수치다.

중고차로 ‘재미’를 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점도 가격 급등을 부채질했다. 비앙코 대표는 “중고차를 사서 더 비싼 가격에 팔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고차 시장이 버블의 구성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며 “중고차는 원래 감가상각 자산이라서 가격이 오르면 안되지만 올해 가격이 50% 가까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가격의 ‘이상’ 급등 현상은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더 큰 우려를 낳는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중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다. 최근 CPI 급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중고차 가격 급등이 꼽히고 있다. 11월 미국 CPI가 전년 동기 대비 6.8% 올라 40년래 가장 큰 폭 상승을 보인 가운데 중고차 가격이 31.4%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가격도 11.1% 올랐다.

비앙코 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원하지 않는 상황이 바로 이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의 자기강화(self-reinforcing)”라고 설명했다.

그는 “차량 가격이 일 년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거품이 끼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