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전기차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자동차 관련주가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소외됐던 자동차주에 시동이 걸린 것일까. 지난 24일 기관은 자동차 관련주를 쓸어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24일 현대모비스(502억 원), 현대차(426억 원), 만도(204억 원), 기아(144억 원), 현대위아(108억 원) 등을 순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를 포함한 만도, 한국앤컴퍼니 등 자동차 부품주가 속한 KRX 자동차 지수는 3.18% 뛰어올랐다.
자동차 부품주도 동반 상승했다. 24일 디아이씨(29.88%), 우수AMS(22.28%), 경창산업(15.47%) 등 작은 규모의 전기차 부품 관련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진출 가속화 계획이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비스 뉴스(Automotive News)와 인터뷰를 통해 2026년 전기차 판매목표를 170만 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개발 일정을 단축하고, E-GMP 이외의 전용 플랫폼도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엔진 개발 조직을 해체하고 전기차 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올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관련주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반등의 신호가 보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차는 올 초만 해도 전기차 대량생산과 관련해 GM, 폭스바겐보다 뒤처진 상황이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이미 전체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바뀐다는 전제하에 자동차 회사들의 기업가치를 전기차 점유율과 내연기관 전환 속도에 따라 매긴다”며 국내 자동차 업종의 주가가 부진한 배경을 꼬집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 투자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만큼 주가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 사장의 전기차 판매목표 상향 시사와 연구개발 조직의 전동화 중심 개편 실행 등 전동화로의 가속화가 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오닉5와 EV6의 유럽ㆍ미국으로의 순차적 출시와 판매 기여로 월별 전기차 점유율이 상승할 것이다”라면서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전동화 목표 및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공개되면 추가적인 촉매로 작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최근 빈번해진 현대차 그룹의 미래 전략에 대한 소통은 내년 2~3월 중으로 예상되는 모빌리티 이벤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면서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는 각각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전략 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신사업을 추진 중이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