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19 시대 ‘제노포비아’ 수면으로…경제 악영향 불안

입력 2021-12-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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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외국인 혐오증 심화...자민당 보수화 가속

▲일본 도쿄 번화가 시부야에서 행인들이 걷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일본 내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가 심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입국을 철저히 막은 데 이어 외국인 투표 반대 운동까지 번지면서 일본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수도인 도쿄(東京)도 무사시노(都武蔵野)시에서 외국인에게도 주민투표 참여를 인정하는 조례안이 21일 반대 다수로 부결됐다고 보도했다. 자민당 의원들은 조례안이 통과되면, 8만 명의 중국인이 이주해 현지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례안은 3개월 이상 무사시노에 주소를 가진 18세 이상 외국 국적의 주민이 일본 국적과 같은 조건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골자였다. 무사시노 내 외국인은 지난 1일 기준 3103명으로 전체 주민의 2% 정도다.

지난달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자 외국인 신규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90%가 외국인 입국 금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이치 나카노 소피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일본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고립된 보수적, 민족적 성향을 가진 나라에서 외국인 혐오 정서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에도 민족주의를 활용하는 정치인들이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일본 정부가 외국인 입국 금지를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내세운 입국 통제가 이민 문제를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일본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감소로 인한 노동력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법무부에 따르면 6월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280만 명으로, 6개월 전과 비교해 2% 감소했다.

이민자 문제가 심해지는 이유는 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보수화 의제로 활용하고 있어서다. 자민당은 일본인이 아닐 경우, 지방선거나 국가 선거에 참여할 수 없도록 강제한다. 이어 이중 국적을 금지하는 것도 이민자들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조항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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