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류역 자이'도 677.45대 1 기록
청약통장·전매 제한 등 규제 덜해
수도권發 청약열기 지방까지 번져
지난해 이른바 아파트 ‘미분양 무덤’으로 불렸던 대구가 오피스텔 청약 시장에선 여전히 활황을 이어나가고 있다. 평균 경쟁률이 수십 대 일에서 많게는 수백 대 일에 달한다. 수도권 오피스텔 시장 열기가 지방으로 옮겨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분양권 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 수요를 견인했다.
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청약 당첨자를 발표했던 대구 북구 칠성동 일대 오피스텔 ‘호반써밋 하이브파크’의 평균 경쟁률이 273대 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OA형은 46실 모집에 1만2000여 명이 청약통장을 던졌다. 최고 경쟁률은 당해지역에서 569대 1에 달했다.
지난달 27일 청약을 받았던 대구 달서구 본동 일대 오피스텔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는 전용 84㎡O형이 48실 모집에 1901명이 몰려 39.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주변에서 분양했던 아파트 ‘해링턴 플레이스 감삼Ⅲ’, ‘빌리브 라디체’ 등이 모두 미분양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11월 대구 서구 내당동 두류역 인근 오피스텔 ‘두류역 자이’도 84실 모집에 5만8261건이 접수되면서 평균 경쟁률이 677.45대 1에 달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구는 2020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 심리가 줄었다”며 “여기에 최근 아파트가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서 반사이익으로 오피스텔이 관심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구는 지난해 3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되는 등 과잉 공급으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속출했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대구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1933가구다. 이는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69.1% 상승한 수치로,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93.3%)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1월(419가구)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상승했다.
오피스텔이 아파트보다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도 수요를 견인하는데 한몫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청약 통장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거주지 제한 요건과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성인이라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오피스텔 분양권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무주택 요건을 충족할 수도 있다. 특히 대구처럼 규제지역이더라도 100실 미만 오피스텔은 계약 직후부터 바로 전매할 수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아파트보다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 보니 수도권발 오피스텔 열기가 대구 등 지방까지 전달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오피스텔이 아파트보다 상품성은 떨어지다 보니 실수요든 투자든 건설사의 자본력이나 환금성 등 여러 가지 측면을 따져보아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