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소 두 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이 예상된다. 하지만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율이 오히려 거의 8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아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17.7%였다. 10월(20.7%)과 비교해, 한 달 사이 3.0%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는 새 가계대출의 82.3%가 변동금리를 따른다는 것으로, 이런 변동금리 비중은 2014년 1월(85.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2021년 6월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81.5%였는데 이보다도 소폭 더 늘어난 셈이다.
변동금리 비중은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에 연평균 53.0%에 불과했고, 2020년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도 63.8% 수준이었다. 불과 1∼2년 사이 저금리 기조를 타고 변동금리 비중이 20∼30%포인트나 뛴 것이다.
금융권은 금리 상승기에 이처럼 고정금리 인기가 더 떨어지는 현상이 이례적이고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더구나 올해에도 한은이 1월 또는 2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시작으로 2∼3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현상은 최근까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더 높아서 빚어진 것이다.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 4대 시중은행의 작년 11월 19일 기준 신규 코픽스(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440∼4.861%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픽스가 아닌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연 3.760∼5.122%로, 변동금리보다 하단이 0.320%포인트, 상단이 0.261%포인트 높았다. 당장 0.3%포인트 이상 고정금리가 더 높아 변동금리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6개월 변동금리의 경우 6개월마다 기준금리가 재산정돼 금리 인상분이 누적 반영되지만, 고정 금리의 경우 5년간 기준금리가 정해져 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송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