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9일 만에 대출을 중단했던 토스뱅크가 새해 들어 신용대출 문을 다시 열었다. 지난 10월 은행 출범 직후 대출 한도 5000억 원이 바닥나며 신규 대출을 중단한 지 두 달여 만에 재개한 것이다. 연 3%대 금리와 높은 한도를 제공해 신청자들이 폭증하면서 대출한도 조회 서비스가 마비되는 현상도 벌어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연초부터 '최저 금리 3%대, 최고 한도 2억7000만 원'을 내세운 신용대출을 재개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영업 9일 만에 5000억 원가량의 대출 한도가 소진됐다. 신용대출 최저금리 연 2.76%, 한도 2억7000만 원(연 소득 이내)을 앞세우면서 대출 수요가 대거 몰린 탓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급증세를 멈추기 위해 전체 금융권에 총량 제한을 지킬 것을 압박했고,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카드와 보험사 등이 대출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낮췄다.
특히 이달 1일부터 2일까지는 DSR 1단계를 적용받는 마지막 기간인 탓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에서 대출을 받고자 하는 수요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질 것을 예상해 가능할 때 미리 대출을 받아두는 가수요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강화된 DSR 규제는 본격적인 적용일이 이날부터다. 이에 따라 이달 1일에서 2일까지 대출을 실행한 이들은 DSR 1단계를 적용받았지만, 이날부터 대출을 실행할 경우 DSR 2단계를 적용받게 된다. DSR 2단계는 총대출액 2억 원 이상 차주에게 DSR 40%를 적용한다. 토스뱅크 대출한도 조회 서비스 안내문에도 DSR 2단계로 3일부터 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편법영업 논란도 불거졌다. 금융당국의 강화된 대출 규제의 적용 시점이 1월 3일부터라는 틈새를 이용해 1월 1~2일 이틀간 공격적인 대출 영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토스뱅크 관계자는 "DSR에 맞춰서 대출을 진행했다"며 "1월 1, 2일과 3일이 대출 기준이 다른건 맞지만,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벗어나는 편법영업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발굴해 합리적인 대출서비스를 제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저신용자는 신용점수 KCB 기준으로 820점 이하인 차주들을 뜻한다. 자영업자나 1300만 금융이력부족자 등 제1금융권 문턱을 넘지 못한 고객들에게 신용점수 하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고, 신용도 개선 기회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