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부터 양산
색상 재현력·시야각서 큰 강점
삼성전자는 CES서 QD-OLED TV 공개 않아
“가장 레드에 가까운 레드, 블루에 가까운 블루.”
삼성디스플레이의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제품 QD-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베일을 벗었다.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진행된 삼성디스플레이 비공개 부스 투어에선 때때로 탄성이 나왔다. 눈이 아플 정도의 뚜렷한 색감이 디스플레이를 뚫고 전해져왔다.
지난해 4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QD-OLED는 세계 최초로 퀀텀닷을 내재화한, 백라이트 없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아산사업장에서 “QD-OLED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지 2년 만에 상용화된 것이다.
양산 시점 이후 QD-OLED가 미디어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CES 공개 여부를 두고 전시 직전 막바지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많은 고민 끝에 제품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QD-OLED는 백색광을 쓰는 기존 W-OLED와 달리 청색광을 사용해 OLED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색 재현율과 시야각 등에서 기존 제품보다 강점을 갖췄다. RGB 픽셀만으로 색을 구현해 휘도가 높은 데다, 빛을 넓게 분산시키는 퀀텀닷의 광학적 특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QD디스플레이 정면에서 60도 각도에 위치한 측면에서 시청했을 때 휘도가 80% 수준을 유지했지만, 다른 디스플레이는 30~50%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존 대형 디스플레이와 QD-OLED를 비교한 전시 존에서도 이 같은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OLED 제품 설명을 맡은 김현구 프로는 “QD 디스플레이는 0.0005니트 이하의 ‘트루 블랙’부터, 1500니트 최고 밝기까지 표현할 수 있다”라며 “밝은 곳은 더 밝고,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보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제품은 55, 65형 TV용 패널과 34형 모니터용 패널까지 총 3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가 게이밍 모니터로도 큰 소구성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LCD(액정표시장치)로 만들어진 기존 게이밍 모니터 응답속도가 1ms(밀리세컨드) 정도라면, QD-OLED 응답속도는 10분에 1 수준인 0.1ms에 달한다.
어두운 화면 비중이 큰 게임 플레이 화면에서 소품 하나하나의 정밀한 모습까지 사용자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공급 시점이 본격화되면서 OLED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 TV용 OLED 패널 공급의 99%를 LG디스플레이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 구도가 변화할 가능성이 커서다.
삼성전자 역시 QD-OLED 패널을 탑재한 OLED TV를 올해 안으로 출시할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QD-OLED TV 제품을 공개하지 않는다. 마이크로 LED와 QLED 등 주력 TV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