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옷소매’ 이준호 “결말 꿈 같아, 여운 여전해요”

입력 2022-01-0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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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가수 겸 배우 이준호가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작으로 MBC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을 택한 것은 탁월했다. 조선의 22대 왕 정조를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단단히 굳혔기 때문이다. 영조의 손자,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는 역대 가장 파란만장한 삶을 산 왕이지만,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이준호가 그린 정조는 한 여인을 사랑하는, 왕 이전의 한 남자로 완벽하게 그려냈다는 평이다.

드라마 또한 흥행에 성공했다. 5%대 시청률로 출발해 자체 최고 시청률인 17.4%로 막을 내렸다. 수년간 침체기를 걷던 MBC 드라마에서 모처럼 높은 시청률로 경사를 이뤄낸 것.

이준호는 단숨에 ‘2022 MBC 연기대상’ 대상 후보에 올랐다. 수상은 ‘검은태양’의 남궁민에게 돌아갔지만, 이준호는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으로 2관왕을 차지했다.

4일 화상으로 만난 이준호는 “촬영이 끝난 지 2주가 다 되어 가는데 여전히 그 엔딩에 갇혀 있는 것 같다. 정말 꿈만 같은 엔딩이었다”며 드라마의 여운에 잠겨 있는 모습이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옷소매 붉은 끝동’은 동명의 원작소설을 리메이크한 드라마로,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려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를 담았다. 역사에도 기록된 조선 22대 임금 정조와 그가 평생을 사랑한 후궁 의빈 성씨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주제다. 원작의 인기가 높았던 만큼 드라마 출연은 부담감으로 다가왔을 법도 하다.

“소설과 드라마는 큰 줄기는 같지만 길은 달랐어요. 소설에는 묘사가 많다 보니까 상상을 하면서 보게 되는 반면, 드라마는 직관적이잖아요. 드라마는 소설보다 이산에 대한 인간적인 묘사가 더 있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항상 다음장이 궁금했고, 이야기에 매료돼서 이 드라마를 선택하게 됐죠.”

2008년 아이돌그룹 2PM으로 데뷔해 연기를 시작한 지는 10년 차다. 드라마 ‘김과정’, ‘그냥 사랑하는 사이’, ‘자백’, 영화 ‘스물’, ‘감시자들’, ‘협녀, 칼의 기억’, ‘기방 도령’ 등 꾸준하게 연기활동을 이어왔다. 정통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을 택한 것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날렵한 얼굴을 만들기 위해 식단조절은 기본이었고, 말투와 걸음걸이, 젓가락질까지 연습해가며 이산이라는 인물을 만들어나갔다.

“직관적으로 캐릭터를 느껴보려고 노력했어요. 대본을 봤을 때 처음 느낀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했죠. 촬영할 때까지 변화하지 않고, 꾸미지 않은 연기, 특히 목소리와 표정으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내면적으로 정조의 아픔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죠. 특히 당시 자료를 보면서 정조가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점, 좌절, 무력감 같은 걸 빨리 캐치하려고 노력했어요.”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왕의 무게, 인물의 성장, 로맨스까지 그려내야 했던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 연기를 하기에 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옷소매 붉은 끝동’은 이준호에게 사극의 매력을 십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제가 살아보지 않은 시대를 경험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어요. 이 역할을 준비하면서 유튜브에서도 엄청 많은 자료를 찾아봤어요. 내가 몰랐던 부분을 공부하고 알아가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더 몰입하기 쉬워지고, 세트장이 실제 창덕궁과 거의 유사했죠. 역사적 인물이 된 것 같아 더 기뻤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이준호는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를 떼고 배우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옷소매 붉은 끝동’은 그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저에게 있어 큰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에요.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서 한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현장이죠. 무엇보다 그 현장을 진두지휘한 감독님께 감사드려요. 어느 한 의견도 허투루 지나가지 않고 절충해주셔서 행복했거든요. 체력적으로 힘드셨을 텐데 그 덕분에 다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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