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S홀딩스ㆍ한스바이오메드 지분도 보유…오버행 이슈 노출
동진쎄미켐 불똥…오스템 담은 펀드만 106개 자금 엑시트 우려
사상 초유의 횡령 사건에 휩싸인 오스템임플란트 사태로 국내 상장기업들이 연쇄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됐다.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이 주식담보대출을 대량으로 한 오스템임플란트를 비롯해 최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APS홀딩스와 한스바이오메드, 횡령 직원이 주식을 매매한 동진쎄미켐,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은 펀드 등에도 불똥이 튀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지분 20.61%)의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총 1100억 원이다.
최 회장은 회사 주식 175만8709주를 담보로 대출을 총 15건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증권금융 250억 원 △현대차증권 200억 원 △한국투자증권 120억 원 △교보증권 100억 원 △하나금융투자 100억 원 △대신증권 50억 원 등이다.
증권사들은 이번 횡령 사건을 해결하기 전에는 대출 만기 연장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들에게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담보가치가 0원으로 변경됐다고 안내했고,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은 주식담보대출에 추가 연장이 안 되고 상환 처리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만기일이 가까워져 오면서 증권사들은 최 회장에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담보대출 상환일이 가까워진 곳은 다음 달 교보증권(14일), 하나금융투자(21일), SK증권(28일) 등으로 대출금은 총 250억 원이다. 최 회장은 횡령 고발 직전에 50억 원대 주식담보대출은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식담보대출에 대해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못하면 증권사들이 반대매매로 담보 주식을 내다 팔 가능성이 크다. 오스템임플란트가 거래가 재개돼도 기준가격 하락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반대매매까지 이뤄지면 주가 하락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자금을 빌려준 뒤에 주식 평가액이 일정 수준(주식담보비율의 약 140%) 밑으로 떨어지면 주식을 강제로 팔아치워 빚을 회수하는 방법이다.
최 회장과 오스템임플란트가 지분 투자한 코스닥 상장기업들도 주가 변동 위험성에 노출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과 오스템임플란트는 APS홀딩스와 한스바이오메드 등 다른 상장사에도 투자했다.
최 회장과 오스템임플란트는 작년 12월 10일 기준 APS홀딩스 지분을 각각 6.17%, 1.47%씩 총 7.63%(155만8039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 작년 5월 7일 기준 한스바이오메드 지분 11.61%(135만6981주, 오스템임플란트 10.01%ㆍ최규옥 1.60%)도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이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담보대출 상환과 연장을 위해 APS홀딩스와 한스바이오메드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 대량 매물이 나오며 이들 회사의 주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APS홀딩스는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부담) 이슈에 전날 주가가 8.10%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5%대 하락을 나타내고 있다. APS홀딩스의 경우 최 회장의 평균취득단가는 1만7288.55원으로 전날 종가 1만3050원 기준으로 손실 구간이다.
또 최 회장이 APS홀딩스와 한스바이오메드의 지분도 주식담보대출로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최 회장이 이들 회사의 대출 만기에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못하거나 상환을 못할 경우 이 역시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1880억 원을 빼돌린 직원 이모(45) 씨가 동진쎄미켐 주식을 대량으로 매매하면서 이 회사 주가도 휘청였다. 이번 사태와 엮일까 우려한 투자자들이 앞다퉈 투자금을 빼면서 동진쎄미켐은 이달 3일 주가가 8.43% 하락한 이래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은 ETF(상장지수펀드)는 줄줄이 약세다. ‘TIGER 의료기기’는 오스템임플란트를 지난 4일 기준 7.09%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다.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 ‘TIGER 중국소비테마’, ‘KODEX K-이노베이션액티브’, ‘KODEX 모멘텀PLUS’ 등의 ETF들도 오스템임플란트를 3% 내외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은 국내 펀드만 106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스템임플란트 거래가 재개되면 펀드자금 엑시트로 주가 폭락이 예상된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들은 법무법인을 통해 회사를 상대로 한 피해 보상 소송에도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주주는 1만9856명에 달한다. 한누리 법무법인은 주주대표 소송이나 부실 공시 등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피해 구제에 동참할 주주들을 규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