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 조치 등을 통한 경기 정상화 뜻을 드러낸 가운데 지난 6일 셀트리온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국내 바이오 성장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본격적인 금리 상승이 전망되는 가운데 바이오주가 약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6일까지 3거래일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무려 8.23%(7만3000원)가 빠졌다. 이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4조8300억 원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SK바이오사이언스와 셀트리온 역시 각각 -13.36%(2만9500원), -9.09%(1만7500원)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셀트리온의 시총은 각각 -2조2567억 원, -2조4140억 원을 기록했다. 단 3일 만에 국내 대표 바이오 성장주(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의 시총이 9조4707억 원 빠진 셈이다.
국내 바이오 성장주의 주가를 뒤흔든 건 단연 기관과 외국인이다. 지난 3거래일간 기관과 외국인이 이들 종목을 팔아치는 순매도 금액은 모두 1451억5800만 원, 675억1700만 원이다.
이는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 행보가 확인되면서 바이오 등 성장주에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감안할 때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연준이 좀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 FOMC에서 제시된 점도표(dot-plot)를 보면 많은 참여자들이 조기 금리인상을 선호한 모습”이라며 “이를 감안해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을 기존 5, 7, 11월에서 3, 6, 9월로 수정하며 금리 인상 횟수는 연중 3회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2022년은 금리상승기로 예상되기 때문에 성장주인 제약바이오주는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오히려 위탁개발생산(CDMO) 관련 바이오주의 약진을 기대한 목소리가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경쟁력 있는 빨리빨리 문화에 기반한 제조업 성격의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은 여전히 유망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의약품 CDMO사업 관련주는 2022년에도 상승모멘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1분기 코로나백신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임상 3상 결과 데이터를 주목해야한다”며 “다만 화이자와 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백신이 주류를 이루는 상황에서 항원합성 방식의 코로나백신이 시장에서 얼마만큼 침투할 수 있는가도 체크 사항”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