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센텍 경영진 2명이 과거 다니던 회사에서 70억 원 규모 횡령 행각을 벌였다는 진정이 제기됐다. 이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정내용을 부인했다.
10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진정서는 투자자 A씨가 서울 남부지검에 지난 6일 제출했다. A씨는 진정서에서 “강모 휴센텍 대표와 최모 사장 등이 프라나랩(마스크 및 부직포 제조업체) 재직 당시인 2020년 12월 경 녹원씨엔아이로부터 투자 받은 200억 원 중 70억 원을 수표로 인출해 임의로 소비했다”고 주장했다. 진정서를 낸 배경에 대해서는 “공익 목적”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자료는 추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금 집행은 투명하게 이뤄졌으며 횡령 행위도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보면, 프라나랩은 거액의 투자를 받고도 지난해 3분기 기준 기준 매출 4억 원, 당기손실 7억 억 원을 기록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프라나랩은 지난해 11월 영업활동과 관련해 7억 원의 부채를 갚지 않아 부동산 가압류를 당했다. 강 대표와 최 사장은 불과 2개월 전인 지난해 11월까지 프라나랩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프라나랩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녹원씨엔아이로부터 받은) 투자금 사용처에 대해 “투자금 중 122억 원을 일레덱스홀딩스에 지급, 마스크와 필터 생산을 위한 설비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일레덱스홀딩스는 2020년 7월부터 MB필터 생산기계 도소매 사업을 시작한 회사다.
그런데 이투데이가 일레덱스홀딩스의 분기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이 회사의 2021년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없었다. 자회사인 일레덱스 역시 2020년 약 3000만 원의 매출이 있지만, MB필터 생산 기계는 취급하지 않았다. 일레덱스 관계자는 "그런 것(마스크 기계 장치 등)은 (생산 활동을) 안 한다"고 말했다.
프라나랩 관계자는 "일레덱스홀딩스로부터 MB필터 생산 기계를 구입한 것이 맞고 설비를 갖춘 채 영업 중"이라며 "매출이 미미한 것은 필터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인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레덱스홀딩스 분기보고서에 매출액 0원으로 적시된 것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프라나랩은 녹원씨엔아이 투자 당시부터 잡음이 있었다. 공시자료를 보면, 녹원씨엔아이가 지난 2020년 11월 프라나랩 지분 33.3% 취득을 결정한 이사회에서 이사 한 명이 "공급 과잉 여부와 현재 회사와의 시너지 여부 등에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며, 실사보증금(22억 원)이 이미 납입된 사항이 사전 이사회 결의 등이 필요한 사항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반대했다.
강 대표는 "자금은 적법한 계약에 따라 정확히 집행된 것"이라며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지난해 7월)로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출근도 하지 않았다"며 "경영에 일절 관여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휴센텍측은 이투데이 보도 직후 ‘이투데이 보도 관련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기사 내용은 명백한 허위”라며 “여러가지 나쁜 의도를 지닌 자들이 허위 내용의 문건을 진정서 형식으로 작성한 다음 수사기관에 접수하고, 이 사건 보도 언론사에 그 내용을 전달해 기사 형태로 유포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센텍은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 및 담당 부장, 편집국장, 발행인 등 본건 보도에 관여한 자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금일 즉시 형사 고소를 제기하기로 했고, 민사상의 손해배상 청구도 병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숨은 음해세력의 진정서 접수사실이 확인되는대로 관련자들을 무고죄로 추가 형사 고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휴센텍은 이러한 아무런 근거도 없이 허위의 내용을 유포하여 건전한 상장 기업을 음해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모든 법적 대응을 강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