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수출이 또한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K라면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라면 수출액은 6억790만달러(한화 약 7295조 4079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가까이 늘며 지난해 사상 최고치 기록(6억357만 달러)을 또한번 갈아치웠다. 이는 10년 전 1억8673만달러에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라면 수출액은 꾸준히 오름세다. 2018년 4억1310만달러에서 2019년 4억6700만달러로 증가했으며, 2020년에는 6억357만달러로 뛰었다.
K라면 돌풍의 주역은 '신라면'을 앞세운 농심이다. 농심의 신라면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 매출이 3700원을 기록,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4% 집계되며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앞질렀다. 지난 한해 동안에만 신라면이 해외에서 올린 매출은 5000억 원이다.
농심 신라면은 출시 이듬해인 1987년 첫 수출에 나선 이래 세계 100여 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비결은 현지화 전략이다. 서구인 식습관에 주목해 서구권에 선보이는 라면 면발 길이는 아시아권보다 짧게 설계했다. 매운맛을 선호하는 동남아 지역에는 기존 신라면 대비 3배 이상 더 매운 라면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농심은 일본 마루찬을 잡고 세계 4위 라면 기업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에도 농심은 글로벌 성장 가속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신라면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 성장 가속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면서 글로벌 생산 및 판매 거점의 점검과 관리 역량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불닭' 브랜드를 앞세운 삼양식품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힘입어 해외 사업에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불닭 브랜드의 지난해 1∼9월 수출액만 2300억 원으로 2016년 661억 원과 비교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성장 모멘텀을 잇고 있는 삼양식품은 2017년 1억 불, 2018년 2억 불에 이어 식품업계 최초로 지난해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3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한국 라면 수출에서 삼양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확대한 공로다.
삼양식품은 현지 판로 확대에 주력해 꾸준히 증가하는 해외 수요를 뒷받침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선 연안에 집중됐던 오프라인 판매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장시켰고, 온라인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인 핀둬둬,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 등에 입점해 탄탄한 판매망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월마트 등 주류 마켓 진출로 미국 시장 비중을 확대하고, 아랍에미리트 현지 유통사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해 중동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등 수출 지역을 다변화했다. 현재 삼양식품의 수출국은 90여개국에 달한다.
삼양식품은 앞으로 수출 전진기지가 될 밀양 신공장과 중국, 미국, 일본 현지 판매법인을 통해 수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연간 6억 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밀양 신공장이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해외 지역별로 다양한 수요에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어 수출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지 판매법인과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내수에 집중하던 오뚜기도 글로벌 영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최근 1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 업체와 비교해 뒤늦게 글로벌에 진출한 오뚜기는 베트남을 비롯해 홍콩, 대만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향후 서구권에도 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