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영수(78)가 한국인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 이정재는 아쉽게 수상이 좌절됐다.
오영수는 9일(현지시간) 미국 LA 비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개최된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드라마 남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오영수는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과 마크 듀플라스,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테드 래소’의 베릇 골드스타인과 경합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비밀에 싸인 노인 참가자 1번 ‘오일남’을 연기한 오영수는 강렬한 연기로 큰 인기를 모았다. 그의 대사 “이러다 우리 다 죽어!” “우린 깐부잖아” 는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유행어이자 인터넷 밈(meme)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골든 글로브는 오영수를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연극 배우로 첫 손에 꼽히는 배우”라며 “넷플릭스의 흥행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첫 골든 글로브 수상 후보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또 “동아연극상, 백상예술대상 등 주요 연기상을 받았고, ‘동승’(2002),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등 영화에도 다수 출연한 베테랑”이라고 했다.
실제 그는 50년 넘게 연극무대와 영화 등에서 활약해왔다. 1963년 친구를 따라 극단 광장 단원에 들어가면서 연기 인생을 시작한 그는 지금까지 '리어왕', '파우스트', '3월의 눈',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 등 200편이 넘는 연극에 출연했다.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연기상, 한국연극협회 연기상 등을 받았던 그는 한국 배우 최초의 골든글로브 수상이라는 영광도 안았다.
그간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가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로 여우조연상과 ‘킬링이브’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지만, 골든글로브에서 한국인 배우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영수와 함께 이정재도 ‘오징어 게임’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이정재는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와 제러미 스트롱, ‘포즈’의 빌리 포터, ‘뤼팽’의 오마르 시 등과 경합했으나 수상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남우주연상은 '석세션'의 제러미 스토롱이 수상했다.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은 상금 456억 원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가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세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편,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코로나19 변이 확산 여파로 무관중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