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치 작성한 2004년 이후 처음 줄어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7000억원으로 11월 말보다 2000억 원 감소했다.
9월(6조4000억 원), 10월(5조2000억 원), 11월 (2조9000억 원) 연속으로 꾸준히 가계 대출 증가가 줄어들다, 12월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준 건 12월 기준으로 통계치 작성 후 처음이며, 월 단위로 보면 2014년 1월(-2.2조 원), 2021년 5월(-1.6조 원) 이후 세 번째다. 다만 작년 5월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대출이 상환된 영향이 있었다.
가계대출 증감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78조8000억 원)은 한 달 사이 2조 원 늘었다. 전월(+2조4000억 원)보다 증가 규모가 소폭 축소됐다. 2018년 2월(1조8000억 원) 이후 3년 10개월 내 월간 최소 기록이다.
박성진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되었으나 주택매매거래 둔화, 집단대출 취급 감소 등으로 증가규모가 소폭 줄었다"고 말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경우 한 달 새 2조2000억 원 줄었다. 7개월 만에 줄어든 수치다. 박 차장은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지속, 대출금리 상승, 연말 상여금 유입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흐름에 대해 박 차장은 "가계대출 수요가 아직은 여전히 높고, 연초에 본격적으로 대출을 재개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추세적으로 둔화됐다고 보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며,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업의 12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 잔액은 1065조7000억 원으로 11월보다 2조8000억 원 줄었다. 기업대출 감소는 계절 요인이 크다. 2020년 12월 역시 5조6000억 원이 줄어든 바 있다.
중소기업대출(-1조 원)은 시설자금 수요 지속에도 연말 운전자금 일시상환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
대기업대출(-1.7조 원)은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으로 감소 전환헸으나 감소폭은 소폭에 그쳤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11월 말 현재 2136조1000억 원으로 11월 말보다 22조8000억 원 늘었다.
수신 종류별로는 기업의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 예치, 가계의 연말 상여금 유입 등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무려 24조5000억 원 증가했다.
은행들의 규제비율 관리 등을 위한 예금 유치, 예금금리 상승 등으로 정기예금도 11월(+4조 원)에 이어 12월(+4조7000억 원)로 증가세가 지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