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다시 시작됐나…‘솔로지옥’·‘그 해 우리는’ 일본 휩쓰는 K-콘텐츠

입력 2022-01-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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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일본 내 한류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이어 ‘솔로지옥’까지 일본 내에서 K-콘텐츠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과거 한국의 드라마가 일본에서 인기가 있었던 것과는 달리 예능까지 인기가 높아지면서 달라진 한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동영상 플랫폼(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한국에서 제작된 드라마 ‘그 해 우리는’과 ‘솔로지옥’이 일본에서 TV프로그램 종합 1·2위를 나란히 기록했다.

‘그 해 우리는’은 고교 시절 첫사랑인 최우식과 김다미가 10년 뒤 성인이 돼 다시 만나는 내용이다. 최우식·김다미 커플의 풋풋한 첫사랑, 5년에 걸친 연애, 씁쓸한 이별, 애틋한 재회를 순차적으로 그려 연인들이 흔히 겪는 희로애락을 담았다. 베트남에서도 1위, 인도네시아 2위·홍콩과 대만 4위 등에 올랐다.

‘솔로지옥’은 싱글남녀들이 ‘지옥도’로 불리는 무인도에서 생활하다 커플이 되면 ‘천국도’로 불리는 최고급 호텔리조트 스위트룸에서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한국 예능 콘텐츠 중 처음으로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전 세계 인기 순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출처=플릭스패트롤

일본 넷플릭스 TV 종합 순위 상위 10개 콘텐츠 모두 한국 콘텐츠가 이름을 올렸다. ‘그 해 우리는’, ‘솔로지옥’ 뿐 아니라 ‘불가살’, ‘돌싱글즈’, ‘고요의 바다’, ‘이태원 클라쓰’, ‘도깨비’, ‘나는 솔로’, ‘호텔 델루나’, ‘뭉쳐야 찬다 시즌2’가 1위부터 10위까지 점령했다.

한국 콘텐츠가 일본 시장에서 열풍이 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초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대히트를 치며 한류가 시작됐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일본 내 한류 바람이 급격히 식었고, 빅뱅, 카라, 블랙핑크,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치솟으며 K팝의 인기로 한류의 바람이 바뀌었다.

그러나 최근 넷플릭스의 등장이 한류 열풍의 기폭제가 된 모양새다. 양질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접근도가 높아지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신한류가 시작된 것이다. 몇몇 특정 작품만이 주목받던 2000년대 한류와 달리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진 분위기다.

한국 콘텐츠가 일본에서 강세를 보이자 현지 일부 매체들은 이 같은 현상에 주목하는 동시에 견제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본 매체 (GOAL)은 “한국 드라마는 처음부터 내수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제작했다”라며 “독창적인 내용과 감정의 보평성이 일본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사히 신문은 “집콕 시대를 맞아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의 열풍이 시작됐다”라며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 음식 관련 재료와 레시피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에 대해 지난해 10월 니혼게이자신문의 서울지국장 스즈키 쇼타로는 칼럼에서 한국 어린이들의 전통 놀이의 뿌리는 일제강점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놀이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들었다. 그는 이 놀이의 일본 이름은 ‘달마상이 넘어졌다’이며 가사만 다르지 규칙과 선율이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드라마 속에 나오는 딱지치기, 구슬치기, 달고나뽑기 등도 모두 일본인에게 익숙한 놀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칼럼은 드라마 이름 ‘오징어 게임’도 일본이 원조라고 했다.

일본 내 K-콘텐츠 열풍은 갈수록 고조될 전망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국내 토종 OTT기업도 글로벌 진출의 첫 무대로 일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티빙은 내년 일본 진출을 본격화, 일본 국민 메신저인 라인과 손잡았다. 티빙은 주요 국가에 직접 서비스를 선보이는 D2C(Direct to Consumer) 플랫폼을 운영해 오리지널 K-콘텐츠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수급할 방침이다. 한국 콘텐츠가 일상으로 파고든 만큼, 이를 소개하는 플랫폼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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