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사고 사흘 만에 실종자 한 명이 발견됐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은 추가 붕괴를 막고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기 위해 타워크레인 해체에 들어간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3일 오전 11시 14분쯤 지하 1층 계단 난간을 정밀 수색하던 과정에서 실종자 한 명을 발견했다. 실종자는 붕괴 잔여물 더미에 매몰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생사와 신원은 파악되지 않았다. 앞서 실종된 작업자 6명 중 한 명일 가능성이 크다.
지하 1층은 전날 소방당국이 육안 수색을 진행했던 곳으로 이날 오전 콘크리트 잔해를 치우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소방당국이 매몰자 탐색 장비인 내시경 카메라를 이용한 정밀 수색으로 실종자를 찾을 수 있었다. 실종자는 사고 당일 아파트 외벽이 붕괴하며 20층 이상의 아파트 내부에서 콘크리트 더미와 함께 지상 부분과 연결된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실종자 발견 장소인 201동 본 건물 서측에는 절단된 철선과 콘크리트 잔해물이 많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소방당국은 무너진 건물 잔해가 쌓인 지상 23층 이상의 상부층 등에 실종자가 매몰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색을 벌여 왔다. 실종자들은 28~29층과 31~34층에 흩어져 소방설비와 창호 등 공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방당국 예상과는 달리 지하에서 실종자가 발견되면서 수색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브리핑을 열고 타워크레인 해체 계획을 밝혔다. 타워크레인의 불안정한 부위를 해체해 추가 붕괴 위험을 막자는 것이다. 아울러 옹벽 안전 관리와 콘크리트 제거 작업도 병행한다. HDC현산 관계자는 “옹벽 구간은 기둥이 2개가 설치돼 있고 앞서 마스터가 옹벽을 잡아주고 있어 붕괴 위험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계측기를 설치하고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옹벽 안전성 체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건물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공사 중단 행정 명령이 내려진 HDC현산의 광주 5곳 현장에서 확실한 안전성 확보 없이 공사가 재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붕괴 사고 현장은 전문가들과 철저히 점검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도 사고의 적극적인 대응과 기술‧사고조사를 지원하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사고대응반을 건설사고대응본부로 격상하고 1차관을 본부장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본부는 총괄대응반‧현장대응반‧제도개선반‧언론대응반으로 구성된다.
국토부는 사고 현장 안전확보를 위해 타워크레인과 잔여 구조물 등 구조적 안전성 검토와 필요한 조치에 대해 기술적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규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사위 결과 등을 토대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본부는 사고 상황 종료 시까지 운영된다.
반면, 안정호 실종자가족 대책위원회 대표는 현장에서 “전체 가족들은 하루라도 빨리 실종자들을 구조해 주길 원하지만 소방대원 등 다른 사람을 희생하며 수색하는 건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