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무기 시장 개편으로 국내 방산업체 수혜
15일부터 문 대통령 중동 3국 순방…방산 협력 논의
최근 국내 방산 업체가 중동에 대규모 수출을 연이어 성공하면서 중동에 방산 한류가 불고 있다.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천궁-II 수출에 참여한 방산기업 3사(LIG넥스원,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가 모두 UAE 국방부와 최종 계약을 마쳤다. 천궁-II는 탄도탄과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ㆍ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수출 계약 규모는 35억 달러(약 4조1650억 원)로 이는 국내 방산 수출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더불어 이집트와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을 도입하는 계약을 앞두고 막바지 가격 협상 중으로 알려졌다. 수출이 성사될 경우 규모는 2조 원이 넘는다.
이처럼 최근 중동에 방산 한류가 불고 있는 것은 중동 무기 시장이 개편됐기 때문이다.
이동헌, 이지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20년간 치러진 아프간 전쟁의 피해 복구, 중국 견제를 위한 재배치, 국내 정책 우선주의 등으로 중동 군사 영향력을 지속해서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완료했다. 이어 9월 사우디에 설치한 첨단 미사일 요격 체계를 철수하고 이라크에서도 전투 임무를 종료했다. 중동 국가들이 달라진 역학 관계에 따라 무기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있는데, 이 수혜를 국내 방산업계가 보고 있는 셈이다.
이 덕에 지난해 방산 수출액은 5조 원을 돌파했다. 최초로 방산 수출액이 수입액을 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잇따른 수출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방산업계 실적도 큰 폭으로 향상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2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전년 대비 26% 이상 증가한 실적이다. LIG넥스원의 매출액도 1조 8000억 원을 돌파해 14%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6% 성장이 예측된다.
증권업계에선 K방산이 최근 수출 성공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5년까지 한국 방산 기업의 수주 규모가 30조~4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부터 8일간 중동 3국 순방에 나섰다. 방문하는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는 모두 국내 방산업체의 주요 방산 수출국이다. 특히 무함마드 빈 자예들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UAE 양국 간 국방ㆍ방산 협력을 심화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