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덮친 원자재ㆍ물류 이중고…제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

입력 2022-01-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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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임 지수 사상 최고, 원자재값 급등
스마트폰 주요 부품인 반도체 가격도 상승
TV, 가전, 배터리 등 가격 줄줄이 올라
내달 베일 벗는 갤S22 가격도 상승 전망
기업 수익성엔 '먹구름'

▲독일 함부르크항 전경. 함부르크/로이터연합뉴스

원자재ㆍ물류비 상승이 국내 산업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원유, 금속광물 등 기초 원자재부터 반도체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치솟는 중이고, 수출기업 활로인 해상운임도 연초부터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아진 원가 부담은 스마트폰부터 TV 및 가전, 전기차 배터리 등 전반적인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7일 기준 5109.6을 기록했다. 2009년 10월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 수치다.

해상 물류망을 주로 이용하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전자 제품 제조사 입장에선 물류비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사진제공=LG전자)

원자재 가격 상승 폭도 가파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기업은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이러한 상황을 상세히 적시했다. TV 제품 주 원재료인 LCD 패널 가격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올랐고, 가전제품 골조를 이루는 철, 레진, 구리 가격도 낮게는 10%대부터 40%대까지 상승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차량용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니켈과 코발트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중이다. 미디어텍 등 일부 업체는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AP 가격을 전작 대비 2배 올렸다.

니켈은 세계 최대 공급국인 인도네시아가 니켈 수출세 부과를 검토하면서 한 달 사이에 가격이 12%가량 오르며 10년 만의 최고가를 찍었다. 코발트도 작년에 이미 전년 대비 2배 이상 가격이 뛰었고, 리튬 가격도 4배 올랐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원재료 수급 문제가 비교적 리스크가 크다"라며 원자재 수급 안정성을 강조했을 정도다.

이에 각 기업은 일제히 수익성 보전을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고려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29%, 22.2% 올랐다.

배터리 업계는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는 원통형 배터리의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올해 원통형 배터리 가격을 7~10%가량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22 울트라 렌더링 이미지 (렛츠고)

스마트폰 부문에선 내달 출시 예정인 갤럭시S22 가격이 전작 대비 100달러(약 12만 원)가량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미 출시한 제품의 경우, 가격에 비용 증가분을 반영할 수 없다. 기업 수익성에 타격을 입는 것도 불가피하다.

일례로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21조89억 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1% 하락하며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삼성전자도 같은 시기 가전사업에서 수익성 하락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LG전자는 이례적으로 잠정실적 참고자료를 발표해 "가전 사업의 경우 최근의 원재료 가격 상승, 물류비 등의 급격한 비용증가 영향으로 수익성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원자재 수급, 물류 안정화에 그 어느 때보다 기민한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때라고 강조한다.

김바우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통상 기업들은 이를 제품가격에 반영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그러나 경쟁력이 낮은 기업들은 생산비용 증가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해 채산성이 악화하거나, 가격경쟁력 상실을 통해 구조조정을 겪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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