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 프랑크 밀고 용의자 77년 만에 공개…“같은 유대인이 벌인 짓”

입력 2022-01-1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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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FBI 요원, 조사팀 꾸려 6년간 추적
“안네 아버지, 반유대주의 심화 우려해 알고도 숨겨”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안네 프랑크 박물관에 2018년 11월 21일 안네 프랑크의 사진들이 보인다. 암스테르담/AP뉴시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대량학살 참상을 세계에 알린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안네 프랑크가 같은 유대인에 의해 나치에 넘겨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이었던 빈센트 팬코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팬코크는 20명의 전문가를 조사팀으로 꾸려 2016년 안네 프랑크와 그의 가족의 은신처를 밀고한 사람을 추적한 끝에 유력한 용의자로 유대인 사업가 아놀드 판 덴 베르그를 지목했다.

팬코크는 “아놀드는 암스테르담에서 아내와 자식을 둔 저명한 유대인 사업가였다”며 “그는 아마도 자신의 가족을 살리기 위해 프랑크 가족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안네 아버지 오토 프랑크가 생전 남긴 메모에 적힌 “우리가 머물던 은신처를 배신한 사람이 아놀드라는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는 내용을 들었다.

당시 아놀드는 유대교 연합회 회원으로, 유대인들의 은신처 목록을 쥐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팬코크는 “네덜란드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당시 유대교 연합회의 누군가가 유대인 은신처 명단을 뒤져보고 있었다는 게 기록된 문서를 찾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그가 명단에 적힌 주소에 누가 살고 있었는지도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것은 오토가 직접 밝히지 않았던 데 있다. 팬코크는 “세계대전 후에도 여전히 나라에 반유대주의가 있었고 오토는 아놀드가 유대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며 “아마 그는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면 아놀드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이 더 화를 키울 것이라고 느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안네는 1945년 나치 수용소에서 2년간 지내다 1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쓴 일기는 사후 전 세계에서 출판돼 나치의 만행을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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