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자이 더 스타' 530가구
수도권서도 대규모 미달 잇따라
서울 분양경기지수 90선 아래로
인천·경기지역은 70대로 떨어져
흥행 가도를 달리던 아파트 분양시장의 인기가 가라앉고 있는 모양새다. 지방에서 시작된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수도권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아파트 분양 물량도 많아지는 만큼 분양시장에서도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3일 분양에 나섰던 경기 안성시 공도읍 일대 ‘안성 우방아이유쉘 에스티지’에서 미분양 물량이 대거 나왔다. 전용면적 84㎡A형은 총 253가구 모집에 115가구가, B형은 총 661가구 모집에 465가구가 미분양됐다. 일명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형 총 914가구 중 580가구(63.45%)가 미분양된 셈이다.
이는 지난달(2021년 12월) 인근에서 청약을 받은 ‘안성 공도 스타허브 스타힐스’와 대조되는 결과다. 해당 아파트는 4개 타입 전체 80가구가 모두 완판됐다. 전용 84㎡형은 경쟁률이 7.67대 1에 달했다. 한 달 새 비슷한 지역에서의 청약 분위기가 180도 반전된 셈이다.
분양 시장에서 이른바 '줍줍'(줍고 또 줍는다)으로 불리던 무순위 청약 역시 수차례 진행해도 외면받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는 18일 미분양된 전용 84㎡형 33가구에 대한 세 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결국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분양에 나섰던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자이 더 스타’도 최근 전체 분양 물량 1533가구 가운데 530여 가구가 미계약됐다. 세 가구 중 한 가구꼴로 미계약분이 발생한 셈이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당시 2만156명이 몰리면서 13.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133㎡에서 102대 1에 달했다.
실제로 수도권 지역의 분양 열기는 식고 있다. 미분양 가구가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분양 경기 전망도 하락세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수도권 지역 미분양 건수는 1472건이다. 이는 전월 1290건 대비 약 14% 증가한 수치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서울의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85.0이다. 서울의 전망치가 90선 미만으로 기록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전월(94.2) 대비 9.2포인트(p) 낮아졌다. HSSI는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진행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판단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그 미만이면 분양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달 인천과 경기의 전망치는 각각 76.0, 74.4다. 인천과 경기 역시 전월보다 각각 15.6p, 17.3p 낮아졌다.
지방에선 올해 초부터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 일대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 스카이’는 이달 청약 접수 결과 전용면적 84㎡형 총 470가구 중 352가구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전체의 74.89%가 미분양된 셈이다.
대구 남구 일대 ‘영대병원역 골드클래스 센트럴’ 역시 이달 청약 접수 결과 전용 84㎡형 총 655가구 중 565가구가 미분양됐다. 전체 모집 가구의 86.25%에 달하는 물량이다.
특히 올해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분양 물량도 많아지는 만큼 미분양도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올해 사전청약 7만 가구를 포함해 46만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분양 물량인 38만8000가구보다 30% 증가한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작년에는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도 나타나는 등 분양시장이 워낙 좋았지만, 올해는 전체적으로 규제가 강해져서 철저히 실수요자들 위주로 움직일 것”이라며 “입지나 분양가 등에 따라 선별되기 때문에 공급 부담이 큰 지역들에선 미달 단지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