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셀트리온 3형제 -20%, 주가 반등했다 하락세 전환
올해 들어 각종 논란에 휩싸인 국내 상장기업들이 ‘주가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셀트리온 3형제’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악재 속에 낙폭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주사인 HDC는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로 연일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식 100만3407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난 13일부터 57만3720주, 29만9639주(14일), 13만48주(17일)씩 사들였다.
같은 기간 HDC 계열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HDC 보통주 32만9008주를 장내 매수했다. 두 차례에 걸쳐 20만4060주(13일), 12만4948주(17일)씩 매입했다. 이 회사는 정몽규 HDC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회사다. HDC와 엠앤큐투자파트너스가 각각 사들인 현대산업개발과 HDC 주식 매입 금액은 약 23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만으로 주가를 안정시키는 것은 무리였다. 이날 HDC현대산업개발은 전일 대비 14.13% 급락했고, HDC는 8.54%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국토교통부가 이번 사고와 관련해 “가장 강한 패널티를 줘야 한다”고 밝히면서 악재는 쉽게 해소되지 못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고 당일인 11일 종가 대비 이날까지 주가가 37%가량 하락했다. HDC 주가도 같은 기간 30% 떨어졌다.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셀트리온도 주가 반등에 성공하는 듯 싶었지만, 낙폭을 키웠다. 셀트리온은 4거래일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며 이날 오전 주가가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세로 전환하며 전일 대비 0.31% 하락하며 마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1.22%, 2.07% 하락했다. 셀트리온 3형제는 올해 들어 주가가 20% 가까이 떨어졌다. 셀트리온제약은 올해 주가 수익률이 -31%에 달한다.
앞서 셀트리온 경영진과 회사는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부양에 나섰다. 전날 셀트리온은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가 자사주 300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취득단가는 16만8000원으로 약 5억 원에 달한다.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도 이날 자사주 1만 주를 사들였다. 1주당 취득단가는 6만8851원으로 매입 총액은 약 7억 원이다.
회사 측은 “본질적 가치가 굳건한 가운데 최근의 주가하락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라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책임 경영을 실현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그룹도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은 이달 10일 각각 500억 원(67만3854주)과 1000억 원(54만7946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시총 비중 대비 대규모는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면서 “그러나 주가하락을 유발했던 요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방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한전선도 나형균 사장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 12명이 자사주 약 14만 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총 2억5000만 원 규모다. 경영진은 이번 주식 매입을 통해 대한전선이 최근 추진 중인 유상증자에도 전량 참여할 방침이다. 대한전선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최고가 대비 17% 주가가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