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고발 어떻게...” 대선 전 난무하는 고발 난감한 수사기관

입력 2022-0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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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검찰청의 모습 (뉴시스)

대통령 선거를 50일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를 비롯해 정치인들을 향한 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무분별한 고발로 수사기관 수사력이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김 원내대표가 ‘변호사 대납 의혹’ 제보자의 사망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관련 있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도 지난달 김남국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 측근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후보 아들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 측이 기획 폭로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아니면 말고’식 주장을 했다는 취지다. 이밖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아내 김건희 씨 등을 비롯해 여야간 고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 고발도 줄을 잇고 있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달 이재명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등은 같은 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각각 고발했다.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고발 빈도는 잦아지는 양상이다.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관련해 2020년 2건, 지난해 26건의 고발장을 검찰과 공수처에 접수했다. 공직자와 정치인 등에 대해서도 2020년 1건, 지난해 26건의 고발을 진행했다. 보수성향의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도 2020년 24건, 지난해 40건의 고발장을 접수했다.

어떻게 처리하든 정치적 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수사기관으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과거 공안부에서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검찰 관계자는 “선거 시기가 가까워지면 공직자를 둘러싼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 시민단체나 정당 고발이 늘어나곤 했다”면서도 “사건 당사자가 아니라 제3자인 시민단체들이 정치 이슈가 생길 때마다 고발장을 무더기로 접수하면 검찰 입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성승환 법무법인 매헌 변호사는 “정치인에 대한 의혹은 언론을 통해 검증할 수 있지만, 검찰과 경찰은 강제수사가 가능한 만큼 수사기관을 통해 진위를 가리고 형사처벌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해 정치적인 파급력을 노리는 것”이라며 “상대 진영을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공표죄 등으로 고소해서 타격을 주고 흠집 내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고 봤다.

이런 까닭에 선거가 끝나면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것이 관행처럼 자리잡기도 했다. 최근 민주당이 국민의힘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국민검증법률지원단 관계자는 “취하할 계획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선거 전 고소‧고발은 ‘언론전’ 성격으로 봐야한다”며 “대선이 끝나면 국민화합 차원에서 서로의 고소‧고발을 취하하며 당대 당 ‘빅딜’ 협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말도 나왔다.

법세련 측은 “대선에 영향을 줄 의도였으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직접적으로 고발을 했겠지만 그런 적 없다”며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김남국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불가피하게 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세행 측은 입장을 밝히길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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