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제안' 거절당한 홍준표 "내가 구태? 참으로 가증스럽다"

입력 2022-01-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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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겨냥해 "이용당하는 사람도 한심"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후 대구 북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서 참석해 QR코드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한 측근 공천 제안이 무산된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자신이 추천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윤 후보와 뜻을 같이한다고 밝히자 "이용당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 의원은 2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제의 본질은 국정운영 능력 보완 요청과 처갓집 비리 엄단 요구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비난할 수 없으니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비꼬았다.

앞서 홍 의원은 19일 윤 후보와 만찬 회동에서 윤 후보의 선대본부 상임고문단직 제의에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 △처갓집 비위 엄단 등 두 가지를 요구했다. 이 중 국정 운영 능력과 관련한 내용으로 홍 의원은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공천을 제안했다.

이후 윤 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저는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공정한 위원회를 구성해 맡기겠다"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더해 최 전 원장과 직접 만나 "12월 이후부터 당 경선 후보들하고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 당의 공식 후보를 조건 없이 도와주고 지지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그 기조가 지금 변함이 없으시다고 그런 말씀을 하셨고 저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 역시 "정권교체에 집중해야지 어디 뭐 출마한다 이럴 계제가 아닌 것 같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사전 논의 없이 자신의 공천을 요구했고, 본인은 그럴 뜻이 없다는 의미가 담겨 홍 의원만 난처해진 것이다.

홍 의원의 '윤핵관을 앞세운다'는 말은 권영세 선대본부장을 지칭한 내용이다. 권 본부장은 전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대본부와 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만일 그렇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 자격은커녕 당원으로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또 "누구나 공천에 대한 의견 제시는 할 수 있고 그것은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다뤄지면 되는 것인데 그걸 꼬투리 삼아 후보의 심기 경호에 나선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선거를 어떻게 할 거냐"고 일갈했다.

최 전 원장을 향해서도 볼멘소리를 했다. 최 전 원장이 전날 윤 후보를 만난 것이 정치적 이용을 당했다는 이유에서다. 홍 의원은 "자신을 위해 사전 의논 없이 공천을 추천해줬는데 그걸 도리어 날 비난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데에 이용당하는 사람도 한심하기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홍 의원은 "불편한 진실은 회피한다고 덮이는 것이 아니다. 국민과 당원들은 바보가 아니다"라며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중앙선대위 선거캠프 참여의 합의가 무산된 점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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